본문 바로가기

Tale&Nuturition

우리아이 괜찮아요

우울증은 전체 여성의 15%가 평생에 한 번은 걸리는 상당히 흔한 질환이니까요. 높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아도 호르몬의 변화, 유전적 요인, 신체적 질병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울증이 생길 경우, 평소 같으면 잘 넘길 수 있는 스트레스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온 것인지, 우울증이 와서 스트레스가 심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죠. (...) 그런 아이를 낳은 것이 바로 어머님 자신이에요. 아이는 그렇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체 인구 10명 중 8명은 남보다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지 않거나,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능력입니다.

 

 

 

 

아동학과 전공을 한 이유는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해 알고 싶기도 했지만, 또 아이에 대한 관심이 많기도 해서 그랬다. 지금도 그림책이라거나 육아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데, 사실 지금은 노키드 주의라고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아이를 낳자고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칠 때 육아에 대해 가치관이 제대로 잡히지 못한다면 내 아이가 불행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어떤 심리학 서적보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게 육아책이며, 독자들의 열성 때문에 각양각색의 의견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게 가능하고, 때로는 삶에 대한 지혜를 얻는 경우도 많다. 책을 보다보면 아이건 어른이건 간에 결국 사랑을 받는 게 최종 목표고 사랑하는 게 성숙의 조건이 아닌가 싶다.

 

 일단 내가 대학시절 육아리뷰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야기하겠다. 내가 가장 먼저 육아책에 빠진 계기는 신의진이었다. 그녀는 부모가 100% 완벽하게 아이를 키울 수 없고, 그렇게 하려고 했다가는 완벽주의에 빠져들기 쉽다며 80% 정도의 좋은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 주장하며 육아법의 폭주에 갈팡질팡하는 부모의 긴장도를 낮추었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게임법의 너무 엄격한 자제와 과도한 정치 성향으로 인해 비난을 받았었다. 저자인 서천석은 정치에 대한 말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권위주의와 권위를 구분하고 '주의'가 사람들이 흔히 불합리적인 일을 저지를 때 쓰는 핑계라 비난하는 데서 어느 정도 무정부적인 성향이 보인다. 또한 완벽한 부모가 되려는 성향이 잘못되긴 했지만, 바위처럼 굳건히 버티고 아이에게 올바른 길을 끝까지 고수해나가는 정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게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아이들을 사귀는 데 유익하므로 시간을 제한하기보다는 특정 장소에서만 게임을 하라고 유도함으로서 통제해야 한다는 특이한 이론을 세웠다. 의사라고 보기엔 유달리 말이 좀 세게 나오는 분이신 듯하긴 하다.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 같은 부모에게는 어렸을 때 그렇게 공부해보셨냐고 질문하는 한편, 학교가 약육강식의 세계라 생각하는 부모에게는 힘이 센 어른들이 힘이 약한 아이들을 다 죽이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강하게 질책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서천석 의사의 말이 좋다고는 하지만(대부분은 아마 방송에 많이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칭찬하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내 생각엔 이런 사람이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육아는 매일마다 선택의 갈림길에 마주치는 과정이고, 나 자신과 아이의 멘탈을 위해선 '내 아이를 위해 이렇게 했다'라는 굳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물론 실천에는 옮기지도 못하면서 웅변을 하시면 곤란하지만 말이다.

 

 반면 냉정한, 프로다운 면모가 적절히 보이므로 그 의사의 센 말이 적당히 눌리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군대육아라는 말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는데, 그 단어에 반박이라도 하듯 맘충이라는 단어가 세진 적이 있다. 그리고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이 이에 대해 반박을 하면서 주제가 페미니즘 계열로 넘어가버렸는데, 내 생각에는 처음부터 육아책의 정도가 너무 심했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 서천석은 아이의 발달이 몇 세까지는 끝내야 하는 게 중요하지만, 될 수 있으면 일찍부터 사태를 예측하고 부모 중 하나가 회사를 쉬거나 아니면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해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잘못되면 병원에 가서 발달을 시켜야 하지만, 비용도 너무 많이 들고 어렸을 때 병원을 너무 자주 들락거리면 아이의 스트레스도 증가하게 되는 건 사실이다. 사랑은 돌봄과 순간적인 기지가 필요하다. 군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코 양육은 군대처럼 형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서천석은 일반적인 부모들의 고민 케이스를 신중하게 고르고, 이에 대해 존댓말로 정중하게 답장하는 식으로 글을 씀으로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물론 그 안엔 수많은 사랑과 전쟁이 들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결국 이 책에 상담을 요청한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상담 대상인 아이는 애초부터 본능적으로 부모를 사랑하려 애쓰고 있다. 전반적으로 희망으로 나아가려는 서천석의 글은 올바르고 단호하면서도 따뜻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아버지"들도 귀엽고 아이들도 귀엽고, 마치 따스한 햇살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Tale&Nuturi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한 정상 가족  (0) 2018.04.03
그 꿈들  (0) 2017.07.23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0) 2016.11.21
무자녀혁명  (0) 2016.10.26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0) 201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