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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버지니아 울프 (솔,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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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제때문에 이 책을 보았지만, 책을 직접 보니 정말 버지니아 울프가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작가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에 일일히 이름을 다는 꼼꼼한 성격을 드러낸다.
 그러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을 소개하는 친절한 나레이션 따위는 없다.
 그나마 간간히 써있는 인물묘사는 모호하고 불친절하다.
독자들이 직접 인물들의 의식 속에서 단서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친절하게 묘사된 경우는 렘지부인 정도?
양성론을 부흥시켰다는 작가의 업적을 드러내듯, 이 소설에서는 페미니즘적 성격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괴팍한 성격의 렘지 씨와 그를 차분하게 돌보는 렘지 부인을 묘사할 뿐이다.
그리고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직업에서의 성취나 돈을 많이 버는 데 집착하지는 않겠구나 생각했다.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의지가 되어주고, 모든 사람을 도와주면서 사랑을 받는 렘지부인을 부러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 아무튼 짧은 내용이지만, 그녀의 소설 속 평온한 장면마저도 왠지 섬뜩한 기운이 풍겨졌다.
마치 알지 않는 게 더 나을 듯한 그녀의 사생활을 들춰보는 기분, 그 꺼림찍함이란! 그래서 이 책을 넘기기가 그렇게 힘이 들었나보다.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소설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과 함께 원서로 두고두고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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