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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Development

대통령과 종교

이렇듯 개신교는 역사적 고비마다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그 성장은 개신교 권력화로 귀결지어졌다. (...) 미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했다면, 6.25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선거정치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 이런 가정이 시사하듯이 한국에서 개신교 성장은 '역사적 축복'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요새 메갈의 재미가 시들해져가고 있다. 남자들이 메갈을 공격한답시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통에 태클 상대가 되지 않는 이유가 크다. 이전에는 대학교 남자들끼리 단톡으로 이야기한 성적인 '농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화가 난 그 남자들이 스스로 단톡을 퍼뜨린 배후를 조사해봤는데, 정확히 그 인원 중에 범인이 있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범인은 그 대화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서 캡쳐를 한 게 아니었다. 그저 장난으로 캡쳐해서 단톡에서 이런 대화를 한다고 자랑하기 위해 SNS에 올린 게 일파만파로 퍼져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SNS가 사회악이라고 욕하기 전에, 이 범인이 자연스럽게 그것을 악하지 않다고 숨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데 주목해야 한다.

 

 내가 보기엔 이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백중현 씨는 그저 기독교가 우리나라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가 정치에 불어넣은 악영향과 권력을 쥐기 위해 그들이 그동안 저지른 정신나간 행동이 이 책으로 인해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액면 그대로 보여지게 되었다. 수많은 폭행과 폭언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이 다른 종교를 믿을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동성애를 탄압하며 멀쩡한 사람을 좌파라느니 빨갱이라고 뒤집어쓰는 그 셋만으로도 기독교는 국가에 어마어마한 민폐를 끼쳐왔다. 물론 그들이 한 좋은 일도 많지만 솔직히 이들이 벌여온 일들을 보면 제로썸보단 마이너스에 가까울 것 같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반발심이 생긴다. 그럼 당신들은 왜 기독교인들의 과세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나서고 있지 않은가. 기독교인들은 광장에 나가서 시위를 벌여 당신의 자유를 빼앗고 아마도 세금까지 대규모로 빼앗고 있다. 아무리 종교가 내리막을 걷는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쳐먹은 기독교가 쉽게 토해낼 리가 없다. 일을 해야 먹을 수 있듯이 권리는 치열하게 싸워서 얻어야 한다. 진보 인사들도 보수가 주류인 기독교의 분위기를 바꾸던가 아님 단호하게 그 종교를 끊어야 할 게 아닌가.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가 굉장히 의미심장해서 재미는 있었지만 현재진행형인 문제들이 많아서 답답함도 증가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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