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우울하고 진지하고 추리와 공포가 가득한 책들만 보다가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보았다. 틈틈히 놀이치료에 대해 살펴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감수성 가득한 아이 베티가 회복하는 과정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들어가 있으나, 내가 본 책은 개정판이 아니라 옛날에 나왔던 책이라서 하나하나 그림들을 찾아봐야 했다는게 유일하게 이 책에서 불평할만한 점이랄까. 그러나 본문에 들어있는 섬세한 해석과 아이의 태도나 발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감탄사를 나로부터 여러번 나오게 할만했다. 역시 놀이치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새삼 느꼈달까. 보편적인 실험이 아니라서 만인에게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를 가르치는 직업을 희망하는 사람, 혹은 이미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더욱 좋겠다. 요즘 부모들을 볼때마다 답답한게 한 두가지가 아닌게 아니라서 말이지. 자신만의 감수성을 가지고 서서히 변해가는 소녀 베티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니 소설보듯이 설렁설렁 들춰봐도 괜찮을 것이다. 최근에 학지사에서 번역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