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요.
당신과 함께한 시간을.
꽃들이 한껏 피어,
이 정원은 온통 꽃밭.
여주와 남주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이 책은 스토리보다는 설정과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든다. 그래서 매우 정적인 분위기가 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뜻 보면 친척간의 러브러브 이야기인데다가 커플의 나이차로 보면 명백히 키워서 잡아먹는 느낌이라(...) 문제가 심각해보인다만 워낙 여주와 남주가 조용하니 잘 어울려서 별로 부각되지 않는다.
여주인 초코는 가뜩이나 해외로 떠나 잘 보지도 못했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중학교시절 잃어버려 자폐 비슷한 마음병을 앓는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린다. 졸지에 그녀를 맡게 된 케이는 뒤에서 잠자코 그녀를 지켜보다가, 그녀가 인간으로서의 반응을 약간 회복했을 때 쯤 슬그머니 말을 붙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갈 때까지 자신이 그녀를 돌봐줄테니, 대신 집안일을 하라는 약속. 원래 성품이 착했던 그녀는 자신이 집에 묵고 있는 시간만큼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일을 했다. 집안일을 다 끝낸 날에는 집앞의 황폐한 정원을 가꾸었다. 집에 여자가 생기고 꽃이 생기니 아무리 어둠과 황폐에 찌든 소설만 쓰는 작가라고 해도 마음이 절로 풀어질 수밖에 없다. 남주 케이는 소설 <화명>을 써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그 후에 그 둘에게 일어나는 일도 다루고 있지만 사실 분위기는 1권 초반인 그 이야기의 연속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정말 아름다워서 그와 비슷한 장면을 다시 보고 또 보게 되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꽃으로 전하고 소설로 답하는 사랑 그 자체가 예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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