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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

아빠를 딱 하루만 이사 가는 나무 마당에 우람하게 서 있던 나무가 이사를 갑니다. 트럭을 타고 길게 누워서 이사를 갑니다. 처음으로 누워서 나무는 하늘을 봅니다. 진짜 불행히도 난 좋지 않았던 일들을 잘 까먹기 때문에 대부분의 슬픈 일은 금방 잊어버린다. 그런 날을 잊지 않으려고 글을 써도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가 어느 날엔가 홱 버려버린다. 그래서 일기장은 블로그 아님 없으며, 그나마 대부분의 글들도 지워버렸기 때문에 내가 진심으로 슬퍼할 때의 내용은 쓰여져 있지 않다. 그래서 리뷰를 쓸 땐 좀 억지로 다른 사람과의 안 좋았던 일들을 담아서 쓰는 편이다. 할아버지는 안경 나사로 안경을 조여서 쓰시곤 했었다. 외할아버지는 나와 성격이 안 맞아서 매우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그가 6.25에 참전한 군인이란 사실엔 어느 정도 .. 더보기
집은 아직 따뜻하다 돌새 중에서 고성 영천 건봉사 들어가면 돌장대 끝에 새 한마리 앉아 있다 옛적에 아도화상을 태웠고 조선의 만해가 타고 식민지 조국을 굽어보았다 하나 지금은 주인이 없다 크기는 큰 닭만한데 한번 날면 천리를 간다지만 동강난 하늘 어디 날 데가 있겠는가 만해도 가고 동란 중에 절은 한줌 재로 변하니 인적 끊긴 민통선 안에서 새는 나래를 꺾었다 (...) 나라는 망했다 만해는 젊은 가을을 어떻게 보냈던지 날마다 능파교 아래 개울에서 가재를 잡았을까 공양미를 퍼내 간성 색주가에서 술을 마시고 불이문에 기대어 님을 기다렸을까 무심코 집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출신 문인이었다. 이런 경우가 꽤 있다. 시인은 아예 양양 토박이인 듯하다. 그래서 사투리가 좀 쓰여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들이 흔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