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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Comics

회장님은 메이드사마 14~18

도쿄에 왔다면 성지(교토 국제 만화 박물관)에는 가야만 하잖아?!

 

 

 

결국 미사키가 메이드를 해야만 했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었다.

 

 아버지가 돌아왔고, 미사키가 집안일에 대한 걱정을 너무 심하게 했던 게 가족들과의 이야기 끝에 증명되었다. 확실히 급전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에 어찌 되었는지에 대한 뒷처리가 너무 미숙한 듯하다. 별거하면서 그 집안의 딸들만 아버지 얼굴 보고 살아가는 건가? 불편한 마음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면 아버지와 어머니 그 누구도 다른 사람과 재혼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는 없었으니 아마도 그냥 별거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뭐 그렇게 살 수도 있는 거지. 그런 남자한테 집안을, 아니 자기 자신을 맡기고 사는 건 영 내키지 않았겠지. 사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내 집안사와 비슷하던데, 그래서 그딴 일로 집을 나갔다는 게 더더욱 납득이 안 가고. 가족들의 반응이 모두 반대하는 분위기였다면, 나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가라시는 어찌되는 건가? 

 

 마지막에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결혼했다는 어떤 정보도 없었다. 결국 약혼녀랑은 어떻게 된 건가? 영국으로 가버린 우스이가 보고 싶어서 귀족 수업까지 받는 미사키를 보면서 그는 약혼녀에게 그녀와 비슷한 상황이 되면 어떤 행동을 취할 거냐고 물었다. 그런데 약혼녀의 대답이 걸작이다. 자기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데리고 오게 하면 되지 않겠냐고 한다. 심하다. 차라리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말로 적당히 끝내면 되지 2절까지 나가면 어떡하니. 아무튼 그런 여자랑 살다보면 인생 조질 걸 알 만한 녀석이고, 아니 솔직히 성장할수록 엄청 괜찮은 녀석이던데 미사키에게 돌직구 던지고 키스 한 번 하더니 그 이후 더 이상 뭘 어쩔 생각이 없다. 독신으로 살 건가. 아깝다. 나에게 와라(?!)

 

 아무튼 그럭저럭 보기에 괜찮은 책 같다. 커플 탄생 과정과 주변 인물들과의 밸런스를 적절히 맞춘 작품인 듯하다. 단지 성추행에 가까운 짓을 한 이가라시와 카노우를 용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건 여전히 찜찜하다. 이가라시는 독신으로 혼자 살면서 충분히 값을 치르는 듯하지만, 카노우는 학생회장까지 맡게 되지 않았는가. 학생회장의 태도가 애매하긴 하지만 그가 한 악질 행동을 비밀로 하는 걸 보면 아마 용서한 게 아닐까 싶다. 여기서 아직까지 불편해서 말하기 힘들었던 목소리의 형태를 꺼내보겠다. 카노우도 성추행을 했다기보다는 학생회장을 괴롭히려는 의도로 행동을 했으니 그쪽에 대한 비유가 적절한 듯하다. 나는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미안하다고 공책에 쓰는 여주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다. 잘못한 게 있어야 용서를 구할 수가 있는 게 아닌가? 남주에게 동정표를 사려고 했다면 그녀의 태도를 인정한다. 그녀는 여자인데다 장애인이고, 명확히 이중적인 약자니까. 전략적으로 강자에게 굽신거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그러나 여주는 그저 남주의 모든 걸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할 뿐이었다. 학생회장에서는 이를 성공적으로 우회한 데서 차이가 있다. 메이드 알바한 일을 숨기면서 가토우의 행위도 같이 숨겼고 그것은 반쯤 전략적이었다. 하지만 가토우를 학생회장으로 위임한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입막음을 위해서라거나 어떤 전략이 없는 행동이었다. 가토우가 악질적인 장난을 전에 자신에게 친 적이 있음을 생각하면 학생들의 미래를 그에게 맡겨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이를 대중작품이니까 적당히 넘기자고 하면 나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긴 글을 어떤 사람이 끝까지 읽는다는 건 생각할 수 없고, 13권을 덮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정리해 온 내 생각이니 역시 써야겠어. 프로 불편러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나는 정말 불편하다. 왕 불편하다고. 크앙. 아무튼 이 만화의 로맨스로서의 작품성은 인정한다. 몰입해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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