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식의 경쟁' 시대는 지났습니다. 인터넷 혁명과 모바일 혁명으로 모든 사람이 지식을 공유하게 됐습니다. 지식의 변별력이 낮아졌고, 기술의 변별력도 굉장히 찰나적입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정신의 경쟁'입니다.
난 일반화를 극도로 혐오하며 그래서 되도록이면 '모든 사람은'이 아니라 '대부분은'이라는 말을 앞에 붙이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또한 '내가 나이를 먹어도 아직 꼰대가 된 건 아니다'라는 발악의 표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난 저 위의 인상적인 글귀도 반박하고 싶다.
넘치는 지식 속에서 당장 필요한 지식을 콕 찾아내는 것은 요즘 시대까지는 아직 필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일단 저 문장 뒤에 달린 설명은 가관이다. 옛날 헝그리 정신 시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마치 부득부득 윗자리에 앉아서 끝끝내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줄 모르는 이어령 씨가 할 법한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다. 일반화론을 펼치고 싶진 않지만, 벤처기업의 선두에 계시다는 분들은 상당히 친정부적인게 아닐까. 우리나라의 미래는 참 어둡구나...
하지만 '정신의 경쟁'에 딱히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난 헝그리 정신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주로 우파들 사이에 만연한 그 막연한 낙관이 사실 우리나라 진짜 위기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건강한 정신'이다. 투자만 해도 그렇다. 만약 부유하고 높으신 분들부터 개미 투자자들까지 몸을 정말로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유기농 식품이라거나 친환경 에너지에 신념을 가지고 투자했다면 세상은 좀 더 윤택하게 바뀌었을 것이다. 땅 한 뙈기마저 콘트리트로 덮어버리는 그 윤택함이 아니라, 도심에서도 소소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윤택함 말이다. 난 자본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만약 좋은 곳에 돈을 쓴다면 '돈독'이라고 불리는 그 돈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연인에 대해선 기준이 꽤 다양(?)한 편이지만, 만약 미래의 배우자를 찾는다면 내가 세우는 기준은 딱 하나다. 건전한 정신. 사실 투자관도 이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윤리관, 가치관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결론을 내린다. 그런 투자가 꼭 성공(?)한 것만도 아니지만(대박쳤으면 적어도 일터에서 최저시급 받으며 발목 삐어가며 하드워킹한 다음 여기다 일기같은 리뷰쓰고 있지 않겠지. 강론회같은 데서 발표하고 있겠지.), 적어도 후회는 없다. 투자를 할 때 내 경우를 본받으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도덕적 기업에 대해서 잠깐이라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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