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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역사저널 그날 7

참찬관 박문수가 말하기를, "혼가를 제때에 하게 함은 왕정의 선무입니다. 지금 경외의 처녀로 나이가 스물, 서른이 넘도록 시집 못 간 자가 매우 많아 원망이 가슴에 맺혀 화기를 손상할 것입니다."

 

 

당시 조선은 (성리학 때문이지만) 여성이 시집을 못 갈 경우 오래 생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혼은 복지였다. 그러나 요새는 하다못해 여성이 노가다라도 하면 혼자는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시대이다. 도리어 남자 잘못 만났다가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여성이 많은 요즘 시대다. 설마 여성들에게 결혼하라 강요하는 인간들은 자신이 박문수나 혹은 영조라고 생각하는 건가? ㅋ 그러나 유명했던 다문화가족 프로젝트 중 하나의 이름은 '농촌총각 장가보내기'였으며, 전혀 농촌의 결혼 못 한 여성들을 배려해주지 않았다. 이미 여성차별하는 농촌따위 진작에 떠났을 여성들이 많았겠지마는 ㅋㅋ

 

철학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왠지 기하급수적으로 다른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더라; 어려운 책 읽을 땐 가독성이 떨어지나보다. 읽을 때는 잘 모르겠더라. 아무튼 역사적으로 가장 흥미있어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스피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영정조 이야기니까 ㅎㅎ 여기서는 정조가 독살된 게 아니라 홧병 때문이라는 결론이 난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평상시에도 한 30% 정도는 화가 차 있는 것 같다. 물론 취미로 풀어나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불만이 있음 가끔가다 속 시원하게 털어놓으면 홧병에 걸릴 염려는 없지 않을까.

 

심재우: 기록에 의하면 출또가 많이 나옵니다. 한자로는 출도, 길에서 나왔다는 뜻인데 출두라는 말도 간혹 씁니다. 그래서 출두와 출또 다 쓸 수 있죠.

그날: 근데 "출또야." 보다는 "출두야."라고 해야지 모음조화로 말하기가 편하잖아요.

류근: (...) 제가 어렸을 때 어린이 잡지에 박문수가 소년 어사로 나왔거든요. 왕의 특명을 받고 어른들의 허구를 통렬히 꾸짖는 내용인데 정말 선풍적 인기였죠. 그래서 제게 박문수는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의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윤석: 저는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인형극을 본 적이 있어요. 빠지지 않고 봤기 때문에 지금도 노래 가사가 기억나요. "나는 새도 떨어지네. 산천초목도 벌벌 떠네. 탐관오리 쥐구멍 찾고 떨어진 백성 춤을 추네."

 

 

솔직히 출도 쓸 수 있는 거 지금 알았다(...)

 

최원정: 사도세자가 뒤주에 갖혀 죽은 사건은 워낙 유명해서 드라마와 영화 등 많은 매체를 통해서 접하셨을 텐데요.

(...) 신병주: 저는 한중록이라는 드라마를 본 기억이 있어요. 그때 혜경궁 홍씨 역을 지금은 돌아가신 김자옥 씨가 맡았었고요. 저도 이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에는 영조 역을 맡은 배우가 다른 드라마에 다른 역할로 나와도 항상 무섭더라고요. 이치우 씨라는 분이었는데, 그분만 보면 무서운 거죠.

 

 

배우나 성우란 직업의 단점은, 한 번 쎄거나 유명한 역할로 명성이 날 경우 평생 그 특징을 가진 캐릭터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단 점 같다. 그걸 극복해도 다양한 연기가 소화 가능하다는 장점이 생길 뿐 꼭 유명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이윤석: 격쟁이나 상언을 하면서 왕에게 가까이 갈 수도 있잖아요. 중국 영화를 보면 왕에게 무언가를 올리는 척하고 다가가서 무기를 꺼내는 장면이 자주 나오거든요.

김문식: 그래서 경호를 담당하는 포도대장이 "백성들이 너무 가까이 오니까 경호에 문제가 있습니다. 백성들이 구경하러 나오는 것을 금지하십시오."라고 요구해요. 그런데 정조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저들은 나의 적자다." 여기서 적자는 갓난아이라는 뜻입니다.

 

 

왕정시대라서 아무래도 현재 시대와는 맞지 않겠지만, 이런 세심한 배려는 정치인들이 닮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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