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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ery&Horror

바리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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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진산 (이타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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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 신괴담시리즈의 깔쌈한 출발이다. 다른 책들은 아직 완결내지 못한 장편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시리즈의 첫번째 출발은 일명 바리데기 신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이 책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무당과 그 비어에 대해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무당에 관한 책이라고 하니 자꾸만 본인은 이우혁 씨가 쓴 <퇴마록>이라거나 문성실 씨가 쓴 <신비소설 무>와 비교되서 참으로 난감했다...; 그러나 역시 오랜 세월동안 산타고 물건너 무당들을 만나본 그런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 지금 검색해보니 이 글을 쓴 진산님은 여성작가이며, <가스라기>라는 대표적 무협로맨스물을 쓰신 분이시다. 무당에 관해 처음 글 쓰신 것 치고는 그래도 꾸준히 지식을 모아왔던 듯하다.

 

 그러나 역시 진영과 바리의 은근한 코믹로맨스물(?)같은 전개는 살짝 나를 혼돈의 경지로 몰아갔다. 아니, 로맨스물은 좋아하지만 이런 소설에서 등장해버리면 곤란하다고.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정도의 초멀티 금단근친물이 될 것 같은 느낌에 순간 서평을 자청한 나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었다. (물론 로맨스물은 아니며, 오빠와 동생 사이의 건전하고 적절한 선에서 완결이 났다.) 한국무속에 관한 글만 아니었다면 반쯤 읽고서 때려쳤을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소개에서도 판타지 소설이라고 했는데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건가...? 그래도 분위기는 나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거뭇거뭇하고 어두운 일러스트도 한 몫했지만, 평온스럽게 나오다가 문득 나타나는 음산한 기운이 글에 깃들어져 있었다. 특히 자애비의 뜻을 알았을 때 잠시 전에 읽었던 데를 펼쳐보고, 모공이 짜릿해지던 그 느낌. 나름 공포분위기를 살린다고 밤에 읽었는데, 창문이 갑자기 덜컹 흔들려서 흠칫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냥 본인이 공포영화를 하도 안 봐서 둔해졌던 공포감이 슬슬 회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전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단 '당금애기' 다음으로 우리나라 주요 무속신화인 바리데기를 언급한 자체가 흥미있었다. 바리데기 주변 캐릭터의 성격이 어중간하긴 했지만 설정과 배치도 그럭저럭 좋았고, 결말도 다른 책처럼 어영부영 끝나지는 않았다. 적절한 복선도 감탄을 자아내긴 했으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생뚱맞게 등장했다는 점? 일단 책홍보와 관련된 독후감이니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궁금하다면 꼭 사서 읽으시길.  일단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무당에 관한 판타지소설이고, 가벼운 내용 특유의 가벼운 재미도 있다. 황석영 님의 <바리데기>하고는 또 다른 맛이다. 구입해서 읽을 만하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무속소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P.S 서평단으로 뽑히고 나서 책이 도착했는데, 컬러일러스트 다음 장에 진산님의 싸인이 있었다! 서평단에게만 싸인북을 줬는지 아니면 다른 책에도 똑같이 그려져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작가의 싸인을 받아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진산 님과 출판사 분들께 서평에서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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