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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Development

너나 잘해 3

세상일이 자기 마음대로 안 된다고 술만 퍼마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부류인가? 이들을 '자기처벌자'라고 합니다.

자기처벌자들은 대개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마음이 궁핍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자기 인생을 혼자 책임지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모든 일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탁월한 재주가 있습니다. 특히 자기처벌자의 표적이 되는 사람은 그 관계 안에서 어른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알콜중독을 치료하고 그쪽 관련으로 일하시는 신부님이 쓰신 어떤 책에 의하면, 한 할아버지가 알콜중독을 완치하고 병원에서 나오셔서 가족들끼리 축하파티하자 한 당일날 술마시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사망하셨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믿지 말아야 할 게 알콜중독자들의 술 끊는다는 말임.

 

아무튼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함? 돈을 안 주고 관심 끄면 정신차리려나 아님 굶어 죽게 되려나? 제발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이라도 좀 하세요.. 그럼 술 마시고 휘청거릴 시간이라도 있나.

 

그런데 내가 어릴 때 남 탓을 많이 하긴 했다(...) 어머니가 성격이 불 같은 분이신데 난 거짓말도 못해서 잘못을 하면 금방 들키고, 그래서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남탓을 하는 게 습관이 된 거라 생각된다. 이 나쁜 습관 때문에 사람들과 많이 부딪쳤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사회적 관계가 다소 좋지 않아 화가 쌓인 탓에 남탓하지 말라고 남이 말하면 일단 펄펄 뛰었기 때문이다. 요새는 일단 화가 많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남탓하는 것도 덜해졌다. 게다가 남을 탓하면 당장의 상황을 모면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 자신이 실수를 토대로 해서 발전할 수 없다는 것도 현재는 잘 알고 있다.

 

그러고보니 내가 옛날에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도 연약해보이는 척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제해야겠다. 역시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서 책을 읽으면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게 많아진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바뀌는 거겠지.

 

실상 3권은 중복되는 글이 많고 전체적으로 매우 짧았다. 그러나 1주일 전 정도에 일어난 개인적인 사건과 겹쳐서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글이었다. 잘못을 끊임없이 저지르는 모자란 나인데도 불구하고 하느님이 여전히 날 예쁘게 보셔서 이 책을 나에게 소개시켜주신 게 아닌가 싶다. 예전부터 가장 존경해왔던 신부님이 저자이시지만 말이다.

 

이 글을 쓴 신부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요새는 돈이 딸려서 만남도 가지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많다(나 포함). 그러나 집에서 혼자서라도 책을 읽고 술을 마시는 힐링 시간은 필요하다. 그래야 사람이 버틸 수 있지 않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20대 때야 돈 벌려고 정신없이 일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거 정말 잠깐이다.

 

드라마의 내용. 이태리 선원이 미국 부자여인과 무인도에서 어찌할 수 없이 한 달간의 삶. 이태리 선원은 미국 여인의 자존심을 다 깎아버리고. 그런데 나중에 미국 여인이 사랑을 고백. 구조가 왔는데도 여인은 숨자고 제안. 이태리 선원은 자기 사랑을 확인하고 싶다고 구조대에 연락. 결국 여인은 남편 곁으로 가고, 이태리 선원은 고래고래....

시잘데기 없어 보이는 영화지만 상징적인 내용. 폭력적인 상황 안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심정. 폭력을 정당화하는 권력자와 그 감옥을 벗어나지 못하는 절망감을 피하기 위한 도피기제로 변질된 사랑이란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의 심리. 독재적인 가정, 독재적인 정권하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은 내적인 힘이 없을 때 사람이 얼마나 추락하는가를....

 

 

근데 웃긴 건 폭력의 피해자가 덩치가 커지면 폭력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를 입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피해를 입는 걸 끔찍하다 생각하지 않겠는가 싶은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아주 못된 심보도 있고, 그냥 당하고 있을 수만 없다는 자신에 대한 과잉보호도 있고. 그래서 집안배경이 이상하다 싶은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난 생각한다. 정상가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집안 분위기를 스스로 바꿀 생각을 가족 구성원이 하고 있다면 이미 집안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을까?

 

저희 본당 신자 분 이야기.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신 증세가 보여서 전전긍긍하다가 화투를 치시라고 권유해드렸는데, 몇 개월 후 치매증상이 나아지기 시작했답니다. 나이가 드셨어도 머리를 쓰는 작업을 하는 것이 병의 예방에 좋다는 걸 실증한 것이지요.

 

 

사실 수학 계산을 잘 못하는 것 ㅎ... 책이나 꾸준히 읽어야지.

 

TV에서 남자 강사가 자기 집안일을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데, 나이가 쉰이 넘으면 아내에게 나름대로 애교를 부려야 한다고.... 들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그런데 자기가 실수를 자주 하는데, 그런 때마다 딸네미가 또 일 저질렀네 하는 투의 말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 저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모는 부모이고, 자식은 자식인데 자식이 부모의 실수를 마치 농지꺼리 하듯이 반말 투로 놀리는 것은 결국 그 아이의 마음 안에 아버지라는 존재의 자리를 비우게 만들고, 마음을 기형아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예를 들면 빚을 거하게 져서 가족 모두가 힘든 경우라던가. 아무튼 남이 자기 가족사 얘기하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들어야지 너무 깊이 캐면 안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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