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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팝스 vol. 307

I would slip into the Blue House to aptly answer your question.

 

 

 

실명을 공개하면 하도 지우라고 닦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글이 통째로 날아가면 곤란하니 정확한 정보를 생략하겠다.

 

 댓글이나 메시지로 살짝 물어봐준다면 육하원칙으로 선명하게 대답할 수 있다. 바로 어제의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가 맛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어떤 곳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아이를 데려온 어떤 사람이 (아이는 계속 작가의 소설과는 관련없는 만화책을 읽고 있었고 그 분은 왠지 그걸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다.) 당당하게 첫 질문을 했다. 바로 지역의 난개발에 대해 한 소감 말해달라는 요구였다. 물론 지역에서는 중요한 상황이었지만, 행사의 취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물론 그 작가는 난개발을 반대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쁘게 보이면 안 될 테니까. 잠시동안 어색한 웃음이 흘렀고 나는 그 다음 질문자였다. 나는 작가에게 전부터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던지라 분위기와 상관없이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함으로써 주제를 전환시켰다. 그러나 내 다음 질문자도 난개발에 대한 질문이었고, 그 다음 질문자는 작가의 옆에 앉은 사람에게 질문했지만 역시 난개발에 대한 질문이었다. 마치 그 중 하나가 난개발에 찬성한다고 물으면 어떻게 난개발에 찬성할 수가 있냐고 바락바락 따질 기세였다. 그런 질문을 하는 자신이 무지 대단해보이나?

 우리나라만 그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헬조센 인간들이 질문(?)하는 데엔 몇 가지 원칙이 있는 듯하다.
 첫째, 꼭 한 문장으로 질문할 걸 두세문장으로 쓴다.
 둘째, 첫째 질문이 둘째셋째와 중첩되는데도 불구하고 이 질문들은 미묘하게 다르다며 한꺼번에 여러가지 질문들을 한다.
 셋째, 두유노 기법을 쓴다. 두유노김치? 모른다고 하면 설명할 기세다. 아주 대단한 설명충이다. 뭐든 설명 가능한 스피드웨건 납셨다. 그래서 너의 질문은.
 넷째, 외국인일 경우 꼭 영어로 질문한다. 통역기가 있는데도, 너의 영어실력이 너무하고 발음이 몹시 불편한데도 그런다.

 공각기동대는 시리즈로 다 챙겨 봤지만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다는 그 공각기동대는 보지 않았다. 왜 하필 백인인지, 그 많은 배우 중 왜 하필 스칼렛 요한슨인지, 많은 의문들을 다 스킵해버리고 우리나라 기자가 물은 건 두유노탄핵? 이었다. 행사는 전반적으로 재밌었지만 앞으로 질문 타임이 있으면 슬쩍 나갈까 생각중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는 좁은 곳에서 적은 사람들로 진행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아니 그런데 나이 들수록 사람 인성이 좁쌀처럼 된다더니 생각해볼수록 열받는다. 사회자들은 진행을 시간에 맞춰 잘 했으나 질문 시간 때문에 행사 시간이 자꾸 연장되었다. 행사에 참석한 관객 중에선 급한 약속이 있는 사람도 있을테고 작가는 유명한 만큼 더욱 바쁜 사람일 것이다. 시간 낭비할 거면 그냥 저지르질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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