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목숨을 담보로 파업하냐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병원에서 환자들 내보내고 병원 문 닫은 건 직장폐쇄 결정을 내린 의료원 경영진 때문이거든요."- p. 23
우리나라에선 이제 더이상 노동자가 뭘 할 수 없는 세상이 오는가보다.
사실 노조의 운동에 대해서 관심이 기울어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언론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인해 노조는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나 하는 것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삼성반도체와 백혈병의 연관성을 밝힌 것도 최근의 일이다. 전교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에게서나 법에서나 노조 취급도 받지 못하여 일부는 교직에서 물러가게 되는 등, 공개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 그런데 평소 교육권침해를 목놓아 주장하는 부모들은 이 일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심지어 선생님이 바뀌게 되는 일이 아이들의 교육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게 되는 일인데도 그렇다. 요컨대 '정치' 에 관여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입시 정보를 모으는 데 선생님의 힘이 더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해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일단 아주 심각한 문제는 물러갔다. 삼성반도체에 관련된 일도 대중매체로 널리 알려지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들도 대거 정규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들은 있다. 주간경향에서 나온 것처럼 노노갈등이라던가 불법직장폐쇄 등의 문제도 있지만, 아마도 그런 단어가 뭘 뜻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수도권은 그래도 개방적이고 교육을 잘 받아서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왠걸. 심지어 거기서 자신이 진보적이라 자랑하는 놈이 전교조가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철썩같이 믿는다. 경제성장을 거론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선진국에서도 아마 노조를 이렇게 대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미국은 이미 2007~2008년도에 미국 작가노조 파업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일단 직업을 가진 이상 우리 모두가 노동자이며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다는 걸 모든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하지만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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