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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주간경향 1094호

 


주간경향 2014년 09월 1094호

저자
편집부 지음
출판사
한국경제신문사 | 2014-09-22 출간
카테고리
잡지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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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공회 당인리 대안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득 상위 1%에 대한 증세가 소득 하위 50%의 소득 증대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피케티의 책에는 그런 점이 드러나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p. 47

 

 

 

사실 기본소득은 오래 전 녹색당을 창립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녹색당이 흥하는 유럽권을 훑어보다

'우리나라도 이런거 해보면 좋겠다' 식으로 거론된 정책이다.

하지만 얘기만 되었을 뿐 딱히 구체적으로 살릴 계획이 없었는데, 이후 구 사회당이 아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이슈가 되었다. 이런 포스터가 언론에 실린 때만 해도 2012년이다.

 

 그 후 사회당이 사실상 분열되고 기타 여러 사정으로 인해 (노동권이 더 급하다던지)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당이 제1여당과 제1야당을 제외하고 강렬한 분위기를 가져다주는 대안정당 중 하나이다보니 정책들은 이미 어느 정도 이슈가 된 상태였다. 게다가'국가의 모든 시민에게 돈을 나눠준다.'라는 이 간단명료한 정책에 매료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기본소득네트워크는 이미 2009년에서부터 창설되어 꾸준히 기본소득 운동을 해왔다. 그리고 2014년에 드디어 4개 시민단체가 공동 기획을 맡아 기본소득 시나리오 공모전을 펼치게 되었다. 누구나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사는 사람에서부터, 팬들과 기본소득을 모아 공유하는 밴드까지. 생각보다 당첨자들은 다양하게 돈을 썼다. 아무래도 공모전이라서 더 그렇겠지, 실상은 일단 하고 있는 일부터 때려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적어도 난 그렇게 된다면 당장 그 돈으로 교보문고 직원이라던가 도서평론가가 되기 위해 이력서를 뿌리고 다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야기는 여기쯤으로 끝내겠다. 기본소득정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염려되어 말을 하다보니 좀 길어졌다.

 사회민주주의를 거론할 때 사람들은 항상 '그러면 실업자가 증가하는 거 아닐까?'라는 말을 한다. 일리는 있다. 우리나라는 사실 다른 나라에게 일벌레라 욕을 먹을 정도로 굉장히 직업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하지 않을 거면 먹지도 말라'라는 말도 있다고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라면 '일하지 않을 거면 그냥 죽어라'라는 말도 공공연히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갑자기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습관과 성격을 버리진 않을 듯하다. 친환경 무료급식을 모든 학생들에게 베포한다고 하지만, 나처럼 점심식사는 건너뛰는 게 일상이 된 아이들은 그냥 굶을 수 있는 거다. 그런 것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확고한 사람은 오히려 그 기본소득을 토대로 더 좋은 직업을 찾으려 할 것이다.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테고. 독창적인 아이템을 만들려면 돈이 필요한 게 현실이 아닌가. 열심히 놀던 열심히 먹던 그게 브랜드가 되어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다. 대체 '일하지 않는다'는 건 무슨 뜻일까? 꼰대들의 선입견은 아닐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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