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종전 60일에서 30일로 줄였습니다. 제일 만만한 것이 정비파트에요. 정비인력을 계속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축소하는 겁니다. 부품비리가 문제가 되니 순환보직을 시킨다고 하는데, 실제 비리문제를 일으키는 쪽은 운영이 아니라 구매파트거든요. (...) 원자력 안전운영에 관계되는 사람은 비리에 직접 노출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발전소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은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강도가 높습니다. - p. 22
리뷰에 누누이 써왔고 지금도 쓰고 있으니 내가 원자력발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궁금해하는 종자가 있으면 이 짤방으로 내 기분을 표현하겠다.
후쿠시마 때문에 원자력발전소가 한창 이슈에 올라왔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원전 폐쇄 이론을 설파하려다가 전 애인한테까지 디스당한 일이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대답은 여러가지였는데, 대략 간추리면 이렇다. '그러면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은 어떻게 하느냐? 친환경에너지로 그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 만일 전자기기의 사용을 줄인다면 경제는 어떻게 발전시키느냐?' 두번째 질문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나 '녹색평론'을 읽으면 해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손가락 안 부러졌으면 독일 정도는 검색해봐라. 세번째 질문은 이미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라는 이슈에 의해 재난 문제로 분류되면서 쏙 들어가버렸다. '인간이 다 죽으면 경제발전이 뭔 소용이냐?'라는 질문에 끝까지 경제 운운하는 인간은 없을 것이라 사료된다. (다시 말한다. 여기 사람이 죽어간다 개새끼들아.)
여기선 첫째 질문에 대한 대답만 다루어보자. 컴퓨터와 핸드폰을 사용함으로서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좀 더 편하게 글을 쓰게 된 점은 인정한다. 그게 정 필요하다면 필요한 때만 사용하면 된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 해결될 문제라는 건 이미 외국에서의 여러 실험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시민 전체의 의논과 조율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일 문제되는 게 바로 이 '의논과 조율'이다.
이제 진보 쪽으로 분류되는 사람들과 상식이 있는 예언가들은 점점 지쳐간다. 죽은 사람들을 비웃는 권력가들을 보면 재난이 일어날 때 적어도 그들이 팔을 걷어붙여 사람들을 구하지 않게 생겼다는 건 자명하다. 이미 대한민국에서도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고 백두산 분화설에 대해서도 북한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 원자력발전소에 중대한 이상이 생기면 그 일대 30km 반경에 직접적인 피해가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 특유의 계급정신과 새누리당을 뽑으면 당장 굴러떨어지는 눈 앞의 이익에 젖어 '종북척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두꺼운 철문이 드리워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스템을 욕하되 사람을 욕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마음을 바로잡는다. 운동가들 중에서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전부 몰상식한 사람들이며, 우매한 사람들은 독재자가 환경을 지키라는 명령을 하고 체벌을 해야 알아듣는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몇 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월호던 불타요버스 사고던 원전이던간에 관피아들과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이 시스템을 고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재앙이 일어나고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발언해야 할 것이다. 만약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문을 닫으면 당연히 이곳 정비파트는 실업자가 된다. 그들에 대한 예우와 일자리 주선이 제일 밑에 있는 하청업체한테까지 골고루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해야 할 것이다.
P.S 아무튼 누가 '이제 슬슬 결혼하고 애 낳아야지'라고 하면 '혹시나 기형아 낳을까봐 걱정되서요★ 원전 아예 폐쇄되면 그렇게 할게요★'라고 얘기해야겠다. 다 입닥치는 효과 발생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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