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통제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p. 433
1. 차례에 의한 정리
사람들은 현재(이 책은 1970년대에 쓰여진 책임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800번째의 생애에 도달해있다. 이 생애는 무엇보다도 빠르게 지나가고 빠르게 개발되는 시대이다. 그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일시성이 있다. 일시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로는 일회용으로 전환되는 사물, 잦아지는 이동, 짧아지는 인간관계, 소규모 조직체의 등장, 점점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정보들의 범람 등이 있다. 새로움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과학의 놀라운 진보, 수많은 경험을 사고팔 수 있는 산업, 가족 분열이 있다, 다양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과잉선택권, 소집단 범람, 생활양식 다양성이 있다. 이렇게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이 있지만 어쨌던간에 너무 빠르고 종류가 많아서 사람의 적응력에 한계가 생기고 있다. 이 책은 생존을 위한 전략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2. 본문에 의한 정리
본인이 흥미있어하는 정치 위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문제: 오늘날 젊은 급진파의 일부ㅡ전부는 아니지만ㅡ가 테크노크라트처럼 일련의 극심한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한심한 일이다. 그들은 관료주의를 매도하고 <참여적 민주주의>를 요구하면서도 그들이 참여롤 요구하는 노동자&흑인&학생집단들을 조작하려고 시도할 때가 많다.
고도기술사회의 근로대중은 재산의 소유형태를 바꿀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혁명을 호소하는 것에는 전연 관심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풍요의 증대가 생활의 악화가 아니라 개선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신좌파가 경멸하는 '교외의 중산층 생활'을 박탈이 아니라 오히려 성취로 생각하고 있다.
: 정치적 민주주의는 사회적 의사결정에 더욱 많은 사람들을 편입시킴으로서 피드백을 촉진한다. (그래서 문재인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선거단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문재인의 주위에 사람이 많았던 것은 부정이 아니라 긍정적인 현상이었다.) 그런데 이 피드백이야말로 바로 통제에 필수적인 것이다. 가속적인 변화를 통제하려면 우리는 더 한층 선진적인 ㅡ그리고 더 한층 민주적인ㅡ 피드백 메커니즘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하향식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테크노크라트는 현장으로부터의 적절하고도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채 계획을 입안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이들은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설사 피드백 장치를 마련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테크노 크라트가 요구하고 취하는 것은 주로 경제적인 것이어서 사회적&심리적&문화적으로는 부적합하다. 설상가상으로 테크노크라트는 계획을 입안함에 있어서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참여가 필요한 사람들의 급변하는 요구와 희망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사회적 목표를 설정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정보공개도 안 하고 개혁을 진행시킨다는 인수위를 보라.) 상부에서 수립한 목표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 p. 460~462
부정적 결과: 그러나 여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즉 인간의 탄력성은 무한한 것이 아니다. OR과 적응 반응은 그때마다 신체기관을 조금씩 마멸시켜 신체조직에 눈에 띌 정도의 손상을 입히는 등 대가를 요구한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가 변화수용 능력이 제한된 생물체의 모습으로 남는다. 이 능력이 압도당할 때 일어나는 결과가 미래 쇼크이다. - p. 336
뭐 OR이란 보통 이런 반응을 말하지만
이런 것도 하나의 충격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해결책: 이같은 사회적 미래 회의들은 단순히 지리적인 지역성만을 대표할 것이 아니라 산업계&노동계&교회&지식인 사회&예술계&여성계&인종 및 종교집단&학생 등 모든 조직&비조직 사회집단들도 대표하게 될 것이다. (...) 월급을 많이 받는 회사중역, 부유한 전문직업인, 말 잘하는 지식인과 학생들도 모두 한두 번쯤은 변화의 방향과 속도에 영향을 미칠 힘을 상실했다고 느낄 때가 있는 법이다. 이런 사람들을 체제 안에 끌어들여 이 사회의 지도기관의 일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의 세대가 맡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이다.- p. 464
긍정적 결론: 사회적 미래 회의들은 급속도로 단편화되는 이 사회에서 우리를 더욱 분열시키고 있는 차이점들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해 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반대로 일시적 통일체의 잠재적 기반이 될 공통의 사회적 욕구를 밝혀줄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이 회의들은 여러가지 정체들을 하나의 새로운 틀에 묶어 필연적으로 새로운 정치적 메커니즘을 탄생시키게 될 것이다.- p. 470
반박글 차단: 일부 사람들은 신인민주의를 내세우는 이같은 호소를 천진난만하다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행하고 있는 방식대로 사회를 정치적으로 계속 운영해 갈 수 있다는 생각처럼 천진난만한 것은 없다. (...) 산업주의하에서 천진난만하던 것도 초산업주의자하에서는 현실적일 수 있으며 오히려 실천 가능했던 것이 불합리한 것이 될 수도 있다. - p. 465
3. 비판
일단 비판부터 하고 가려고 한다. 이 책이 하도 잘 나가는 책이고 진보던 보수던 죄다 이 분의 사상을 이용해서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하는 책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왜 이 책을 그렇게 천천히 읽었는지를 소개하려 한다.
<미래쇼크>에서는 학교를 다양화해야 한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지켜야 할 게 있다고 한다.
그 말대로라면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은 철학과를 없애지 말아야 하고, 철학과가 제대로 있다면 뉴라이트가 멋대로 박정희를 초대영웅으로 받들어야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닐까? (어쨌던 민주주의의 법칙에 어긋나는 독재를 했으니까.) 너무 많은 자유를 주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닐까? 최소한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데 그 규칙이 어디까지 정해질지 모르는 거 아닌가. 아무튼 너무 많이 규제하면 시간이 멈춰버리는 게 되고 그럼 다시 학생들의 인권모독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어느정도 플라톤의 법칙은 필요한 게 아닌가?
<미래쇼크>에서는 그걸 시민운동권에서 정해야 한다는데, 그 선은 어디까지 정해야 하는 걸까? 마이클 샌델의 말대로 모든 사람이 토의를 해서 정해야 하는 걸까...? 포퓰리즘 어쩌고 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그런 걸 잘 지킬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일시성이니까 법칙이 마구 변해도 상관없다는데 그러다가 다시 나쁜 사람들이 역이용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러니까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마구 역사를 바꿔버리면?
그럼 맞서싸워야 한다는 해답밖에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앨빈 토플러는 노조를 욕하는 입장이다. 노조가 시위를 시작하면 흥분해서 다시 마르크스를 거론하는 등 과거로 돌아가기 때문에... 물론 그 말은 맞다. 내가 그래서 우리나라 노조를 싫어한다. 그러면 말은 조금 바꿔보자. 그 빨리 흘러가는 시간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결국 승리하는 건가? 미래를 주장하는 자가 과거의 이론인 다윈의 적자생존을 거론하는 것인가? 빨리 흘러가는 시간을 잘 이용하는 건 기술이다. 그럼 '기준'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지? 설마 이 사람은 성선설을 믿는 것인가? 모든 사람들이 정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이 분은 역시나 학자답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해답보다는 문제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대답하며 회피한다. 결국 과제는 여러분에게 '떠넘겨져' 있는 것이다. 참으로 복잡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4. 매료됨
첫째로, 이 책은 쓸데없는 도표가 그려져 있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말, 말, 말뿐이다. 둘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결코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없다. 물론 이 책을 쓴 자가 인간인지라 사소한 취향을 드러내긴 했지만 눈에 드러나진 않는다. 셋째로, 이 책은 완벽하게 진보쪽에 있지만 동시에 극진보의 헛점을 완벽하게 짚어내기 때문에 보수들도 이 책을 볼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넷째, 목차가 매우 잘 짜여져 있고 문장도 매우 매끄러워서 끊어짐이 없다. 한 챕터가 끊기기 직전에 다음 챕터에 대한 예고를 암시하는 문장을 실어서 다음 페이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다섯째, 전문지식과 전문용어가 없으며 인간으로서의 개념만 있다면 누가 보더라도 읽기 쉽게 만들었다. 여섯째, 특이하게도 과거와 현재(1970년대이다.)의 1% 부유층들의 생활을 리얼하게 담은 다음 그것을 유추하여 미래를 진술했다. 현재는 2010년대, 그의 판은 정확하게 맞아들어갔다. 현재 이 책에 나온 그의 예상은 대부분 맞아들어간 상태이다. 다만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컨트롤되진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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