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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막간

 


막간

저자
버지니어 울프 지음
출판사
| 2004-12-0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솔출판사가 기획한 울프전집 간행의 아홉번째 작품으로 막간(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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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상당히 불안정해요. 비가 올 것만 같군요. 기도하는 수밖에 없겠어요."
 그녀가 자신의 십자가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면 우산을 준비하거라."
 오빠의 말이었다.

 루시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그녀의 신앙에 충격을 준 것이다. 그녀는 '기도'라고 말했는데 그는 우산이라는 말로 그 기도를 답한 것이다.- p. 33

 

 

 

 그녀는 막간 집필 중에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저서는 그녀를 전적으로 후원해준 남편 레너드 울프가 편집되지도 않은 원고를 통째로 출판사에 낸 관계로 출판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 그녀에게서는 조울증 증세보다는 정신분열증 증세가 더 돋보인다. 사실 올리버의 누이 루시와 가일의 아내 아이사는 처음 보았을 때 잘 구분이 가지 않았을 정도였다. 단순히 캐릭터가 비슷한 문제가 아니라, 그냥 빵 한 덩어리 갑자기 뚝 하고 양분되더니 각자 다른 모양으로 뭉쳐지는 느낌...? '세 개로 양분된 거울'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왠지 섬찟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두번째로 '등대로'같은 다른 작품들보다 좀 더 사회현상이라던가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교수 아버지 밑에서 갇혀 살다가 레너드라는 남자를 만나 일할 필요 없이 마음껏 집에서 글을 쓰는 생활을 하던 그녀가 말이다. 그녀가 여성차별 금지 외에 인종차별 금지 등에서도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이 책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워스 영화에서 나왔던 대로 어쩌면 그녀는 정말 런던으로 가서 전쟁과 관련된 집필 활동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정말 필사적으로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정상적인 남자'라면 그녀의 말은 헛소리로 치부하고 시골에 처박혀서 전쟁이 끝날때까지 조용히 살고 싶겠지.

 최근 사회성이 반영된 작품들이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나 많이 쏟아지고 있다. 괜한 걱정일지도 모르지만 본인은 현실을 반영하려는 과한 노력으로 인해 예술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바이다. 교훈이 있는 책이라면 비소설에도 얼마든지 있다. 연극이나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굳이 의미를 찾고 뜻을 찾아야 하는지...? 버지니아 울프의 다른 소설들보다 더 암울하고 희망도 없는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단 하나뿐이다. 그녀는 관객의 상황극, 그리고 연극, 연극 속의 연극 이 세가지를 통해 '교훈이 있는 연극'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세계가 미쳐 눈을 뒤집는 전쟁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고 관객들은 축음기가 틀어졌기 때문에 꼼짝없이 좌석에 앉아있어야 하며 연극은 사회성을 반영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현재 KBS 어린이 독서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을 칭송해서 논란이 빚어졌다고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나라도 이 책에 적혀있는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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