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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5년 2월호

 


작은것이 아름답다(2015 2월호)

저자
편집부 지음
출판사
녹색연합 | 2015-02-01 출간
카테고리
잡지
책소개
특집 [다르게 읽기 다르게 살기]2월 시샘달 [작은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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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진정성이란 게 없어요. 다 유령들이 하는 말 같아요. 그러다보니 서로 오해가 쌓이고 아예 말을 안 하게 되는 거죠. (...) 지금 우리 문화엔 '카타르시스'가 너무 많아요. (...) 아무튼 지금은 가라앉히는, 물의 기운이 필요해요. 그래서 저는 고전으로 '낭송'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검색하다가 건진 대박사진 하나.

'꽃으로 낭독하다'라는 만화가 있는가본데, 왠지 건전한 내용(?)으로 낭독에 대해서 다루는 만화같다는 생각이 든다.

검색해봐도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ㄷㄷ

건전한 만화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이런 작품은 번역해주지 않는거냐.

 

 오늘은 낭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매우 반가웠다. 사실 나도 요즘에는 책을 낭독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중고등학교 때 잠깐 시낭독을 맡아서 했는데, 경기권으로 대학이 정해져서 몇 년 하다가 곧 그만둬야 했었다. (그러고보니 나 시낭독 클럽 부회장 언니를 만화방에서 만났었다;;; 만화방 아저씨가 '이 친구 너랑 취향 비슷해. 별나.'라는 식으로 소개해줘서 대화가 통했는데 정말 몇 시간이고 허물없이 말했었다. 지금 그 분 잘 살고 계신지 궁금하네.) 그러다가 귀촌하여 성경낭독모임을 나갔었다. 하지만 금방 그만두고 지금은 다른 종류의 낭독회를 가는 중이다. 성경낭독모임은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 켕기는 과거가 많은 나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고미숙 씨의 말씀에 언뜻 공감하는 면이 있었다. 고전을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읽고, 그에 대한 의견을 자제하는 건 일면 부담없고 깔끔해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서로 모르는 글이 있으면 알아보고 싶다거나 어떤 생각이 들면 같이 공감하고 싶지 않겠는가? 일면으론 좀 너무 엄숙해보이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이 분노를 이 거짓을 이 억울함을 함께 쓰는 것을 첫, 으로 문장을 만들어가기로 했다. (...) 304개의 문장을 모으기 시작했다. 글은 쓸모없음으로 인해 가장 쓸모있는 세계가 된다는 것을, 다만 할 수 있는 것이 그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것으로부터 시작해 더 큰 '연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기 때문이다.

 이것은 304 낭독회라는 모임으로, 모임 이름을 들으면 짐작하겠지만 2014년 3월 14일 세월호 침몰 이후 사람들의 심정을 글로 쓴 다음 낭독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직관과 감정 그리고 진정성을 글로 쓰고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며, 어찌 보면 위에 있는 고미숙 씨의 의견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낭독회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이라던가, 행동에 참여하는 인원들을 유지시키려는 목적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이름난 문인들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누구나 참여하여 낭독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함께 읽는 이 책이

우리가 우리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말할 수 있는 것을 겁내지 말고 말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내야지

무기력한 흥분을 딛고

소중한 걸 잔뜩 껴안고 내 집구석에서 잠들진 않겠다.

아름다운 꿈을 꾸고선 같은 삶으론 돌아가지 않겠다.

 

 땡땡책협동조합이라는 곳에서 만든 노래라 한다. 어떤 종류의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두 명 이상만 있어도 자동으로 모임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한번도 참여한 적은 없지만 상당히 자유로운 면모가 있는 듯. 이전에 여기서 '후쿠시마에서 살아간다'라는 소책자를 주문했었다. 여기는 강연회에서 강사를 초청하여 대담한 것을 그대로 기록하여 책으로 엮은 뒤 판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잡지에 나온 낭독회 중 사회에 어느 정도 참여하는 곳만 꼽아서 적어보았다. 사실 낭독회 말고도 책을 읽어주는데, 사실 이렇게 번갈아서 읽고 싶지만 다들 그냥 내가 읽는 편이 훨씬 좋다고 해서(...) 한 사람에겐 동양고전 2권씩, 가족들에겐 4권씩 읽고 있다. 모두에게 다 각각 2장씩이다. 이 경우는 기회가 있을 때 읽는 것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읽어주기도 하고, 기회가 있을 땐 한 주 내내 읽어주기도 한다. 어렸을 땐 책을 하루종일 큰 소리로 낭독해서 읽었었는데, 목이 잠겨버리는 바람에 묵독으로 읽었었다. 그렇담 지금은 어렸을 때 습관으로 다시 돌아온 셈인가. 내 목소리를 내가 듣는다는 것도 새롭고, 책을 조금 더 천천히 읽을 수 있을 뿐더러, 의미를 천천히 곱씹어볼 수 있어서 좋다. 가끔 예상치 못하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끊기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로 인해 집중력이 조금 향상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새로 생긴 이 습관을 지금은 마음껏 즐기는 중이다. 어찌보면 이게 내 마음에 물을 주는 명상같기도 하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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