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최규석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화 송곳의) 프롤로그에서 임금체불 문제가 법이 아니라 힘으로 해결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많은 부분이 법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법이란 게 생기기 전에도 노동이 있었고 노동운동이 있지 않았겠나. 결국은 힘의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p. 20
좀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유성우 씨에게 생긴 일에 대한 자초지종을 봤을 때 생각났던 단어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콜드케이스', 하나는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사진은 고 유성우씨가 죽기 직전 근무했던 장원테크에서 만드는 제품들.
아무리 베트남 사람마냥 말문을 열지 않는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죽음이 너무 조용하고 갑작스러웠다. 그리고 공장에서 같이 일하고 같이 밥먹던 사람이 죽었는데 그 유성우라는 사람에 관해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니. 설령 말을 섞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그의 몸 상태가 평소 좋지 않았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보통 결과를 봤다면 아무리 마주하기 싫었더라도 원인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요새 공장에서는 보통 부검하더라도 몸 상태가 그렇게 심하게 변형되진 않는 화학제품을 많이 쓴다고 한다. 유성우 씨의 부모는 영화나 시사뉴스 같은 데서만 드러난 일을 접하다보니 그런 것에 대해선 정말 아무 것도 몰라서 아들의 시체를 부검하자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통 부검을 했다고 하면, 상황은 이미 다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간경향에서도 넌지시 힌트를 준 것과 같이, 공장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던가 노무사를 채용해서 당시 유성우 씨의 근무상태를 면밀히 캐봤어야 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싶다. 원래 증거를 감추려고 하면 언제나 감출 수 있는 게 삼성이니 말이다.
2014년도 로보캅 영화에 대한 평가가 후하게 나오던데, 그 이유가 내 평가와도 일치해서 재미있게 봤다. 그 영화는 미국에 이미 만연한 민영화를 까는 영화가 맞다. 하지만 마지막에 국가가 기업화되는 장면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포일러라고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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