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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다. 그러나 장점은 많았다. 우선 여러 사회학 책들의 원본을 직접 인용하면서 설명했기에 대강 그 책의 내용과 출판계기가 된 사회배경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오타쿠'라는 일본 특유의 사회현상과 '어쩐지, 크리스털'이라는 소설 등 여러가지 유행했던 것들을 사회학과 연관시켜 설명한 점이 가장 인상깊었다. 대학교수답게 이론 정리를 깔끔하게 해줘서 이해하기도 제법 쉬운 편이다.
다른 저자가 쓴 책들을 쓴다고 해서 이 책의 저자에게서 교훈을 아주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첫째로, 진보와 보수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사회를 냉정히 바라보고 앞일을 미리 예측하지 않는다는 사회학자로서의 원칙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아무리 사회를 평가할 때 자신의 관점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하지만 요즈음 진중권 씨 등 사회에 대해 글을 쓰는 교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탐구하는 사람으로서의 냉정한 정신이 많이 모자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일까. 짐멜의 소개에서 글쓴이의 이 의견은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짐멜은 '자본주의의 매혹'이라는 책에서도 한 번 접하고 이 책에서 다시 접하게 된 학자이다. 똑같이 '사회론'이라는 책을 거론하고 있으면서 의견이 다른 게 흥미로웠다. 전자는 짐멜이 자본주의로 기울었다는 증거라고 평하고 있는데, 후자는 냉혹한 '형식사회학'이라고 평하는 것이다. 왠지 '사회론'은 상당히 어려운 책일 것 같아 원본을 보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는데 이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다시 복학해서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게 되면 이 책을 제일 먼저 찾아보리라. 결국 '세계명저 사회학 30전'은 책을 읽도록 부추겨주는 본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둘째로, 일상 속에서 신비를 찾는다는 저자의 말에 매혹되었다. 이 점은 인생 속에서 신비를 찾는 철학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철학은 심리학 다음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끌리는 점이 몇 가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지마다 둘러진 선홍색 컬러테두리가 아깝다는 생각을 자꾸 했다면 지나친 참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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