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너무 올곧고 정직해서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너무 착하기만 해서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무의 말을 듣다 보면 당장 옷매무시를 고쳐 진지한 자세를 갖춰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이 나무의 진정성이다.
나무에게 말을 건다는 건, 그 자체로 따뜻하고 행복한 일이다. 말을 걸 때는 마음을 열고 눈을 잘 '기울인' 다음 시작하는 게 좋다.- p. 50
본인이 일본에 대해서 인정하는 게 딱 3가지가 있다.
만화, 노인복지, 그리고 나무보호제도이다.
본인은 우종영이라는 나무의사의 글로 인해 나무의사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의 글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왠만해선 나무의사가 되려는 결심을 가지기가 매우 어려우며, 설령 무난하게 나무의사가 되더라도 인간의 개발욕구 때문에 환경은 무시되는 현실에 좌절하게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한마디로 우종영 씨의 책은 편안히 볼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완전히 대조되는 면모를 보여준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 가닥의 희망을 강조하고, 굉장히 순수하고 발랄한 문체를 사용함으로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의 감정을 고양시킨다. 개인의 성격차, 여성성과 남성성의 차이 등을 예로 들 수도 있겠지만 난 나무를 사랑하는 문화가 얼마나 잘 조성되는가에 의해 이렇게 전혀 다른 두 개의 에세이가 탄생했을 거라 본다.
에세이는 크게 나무 종의 특성, 일본의 천연기념수에 대한 소개, 정원수를 잘 키우는 방법에 관한 소개로 나눌 수 있겠다. 나무의 건강을 측정하는 자료도 있는데 전문용어들을 빼고 귀여운 일러스트로 간단하게 나무 상태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한 게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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