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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저자 류시화 지음 출판사 문학의숲 | 2012-04-2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오랫동안 숙고한 언어, 명상으로부터 길어 올린 지혜, 그리고 진... 여기는 낙타의 행성이고 우리는 침입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독자가 계속 이어서 써야 하는 시 中 류시화의 시를 보았다. 확실히 불혹의 나이라서 그런지 지난 날을 회상하는 시가 많다. 무엇보다도 밖을 보는 것보다는 자신의 안을 성찰하는 시가 많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이런 시들을 좋아하게 된 것을 보면 나도 겉으론 25살로 보여도 안으로는 꽤나 늙었나보다.. ㅋ 책마을이라는 리뷰카페에서 이 책을 받았다. 상자에서 처음 책을 꺼내들었을 때의 느낌은 언제나 새롭다. 유별나게도 이 책의 표지에서는 종이와 연필의 냄새가 .. 더보기
실락원 실락원(세계명작100선87)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지은이 J.밀턴 (일신서적출판사, 1994년) 상세보기 "(...) 의심할 여지도 없이 하느님은 마음을 풀고 불쾌한 기분 돌리시리다. 그 고요한 얼굴에 노여움이 가득 차 아주 엄하게 보이실 때도 빛나는 것은 은총, 은혜, 자비 말고 또 무엇이 있으리요?" 우리의 조상 아담 뉘우치며 이렇게 말하니, 하와도 역시 뉘우친다. 그들은 곧 심판받은 장소로 돌아가 하느님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고 함께 자기들의 허물을 겸손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빌며, 가식이 아닌 슬픔과 온유한 겸손의 표적으로 뉘우치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눈물로 땅을 적시고 한숨으로 하늘을 채우는 것이었다. - p. 410 일단 별점이 낮은 이유는 결코 존 밀턴이 시를 잘 못 써서가 아.. 더보기
바다와 섬과 검은 한 바다와섬과검은한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지은이 데릭 월코트 (문학사상사, 1992년) 상세보기 나름 우표에 나올 정도로 엄청나게 유명한 사람인데, 우리나라엔 아는 사람이 없는가보다. 작가 이름을 검색해봐도 어떤 책도 뜨지 않아서 아무 관련도 없는 책을 표지로 올려본다... 흑흑. 이게 다 인터파크가 책을 올려주지 않는 탓임. 데렉 월코트는 영국계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라고 한다. 책에 나온 사진을 보니 우표에서 그려진 것보다도 잘생겼다. 미중년이라고 일컬어도 좋을 듯? 따라다니는 여자들이 많았는지, 시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여자의 몸에 대한 세세한 묘사들이 보통이 아니다. 이것이 남부의 시인가, 생각될 정도로. 그렇지만 그의 시를 선정적이라고 간단히 꼬집어 말할 수도 없다... 더보기
끝과 시작 끝과시작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지은이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문학과지성사, 2007년) 상세보기 베트남 여인이여,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ㅡ몰라요. 어디서 태어났으며, 어디 출신인가? ㅡ몰라요. 왜 땅굴을 팠지? ㅡ몰라요. 언제부터 여기에 숨어 있었나? ㅡ몰라요. 왜 내 약지를 물어뜯었느냐? ㅡ몰라요. 우리가 당신에게 절대로 해로운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아는가? ㅡ몰라요. 당신은 누구 편이지? ㅡ몰라요. 지금은 전쟁 중이므로 어느 편이든 선택해야만 한다. ㅡ몰라요. 당신의 마을은 아직 존재하는가? ㅡ몰라요. 이 아이들이 당신 아이들인가? ㅡ네, 맞아요. 간단하게 시 하나 올리고 시작. 비슬라바 쉼... 발음하기도 힘든 이 분. 아무튼 비슬라바 씨는 폴란드 출신으로 상당히 현실적인 시를 많이.. 더보기
산은 초록 삼각형이다 산은초록삼각형이다 카테고리 어린이 > 어린이동화 지은이 오순택 (가꿈, 1995년) 상세보기 겨울 속초 속초는 눈 속에 숨어 있더라. 눈 속에 숨어서 배시시 눈을 뜨더라. 설악은 눈의산이라서 눈을 덮고 자더라. 설악은 햇빛 받아 눈부시더라 멀리서 바라보니 어머니 같더라. 우리 어머니같이 펑퍼짐하더라. 속초는 영랑호를 끼고 자더라. 설악의 발가락이 영랑호에 젖더라.- p. 99 어릴 때 어머니가 사준 동시집이다. 이 책을 어떻게 집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지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문득 이 동시집이 기억나서 중고로 하나 구입해두었다가 설악산으로 가는 길에 집어들었다. 15년 후에 두번째로 접하게 되는 동시집이라서 기대가 컸다. 물론 이 시집은 나의 기대에 놀랄 정도로 잘 부응해주었다. 원래부터 .. 더보기
포옹 포옹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정호승 (창비, 2007년) 상세보기 아무래도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비해 글의 한과 비애가 좀 풀려나간 느낌이다. 슬픈 일을 겪기 전에 쓴 시인지, 아니면 슬픔이 한 풀 꺾여나가고 해탈해갈 즈음에 쓴 시인지.. 난 아무리봐도 후자인 것 같으면서도... 앞에 소개될 시에서 그 묵묵하고 진한 향을 맡을 수 있었다. 이 시를 읽으신 분도 그 느낌을 전달받았는지, 이 시가 쓰여있는 종이 끄트머리를 깨끗하게 접어놓고 있었다. 내 사랑에 묻어있는 죄의 흙을 제대로 씻기 위해서는 죄의 몸끼리 서로 아프게 부딪치게 해야 한다. - 감자를 씻으며 中 인간과 부딪치길 꺼리며 상처받기를 싫어하던 나에겐 크나큰 가르침과 교훈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이 입.. 더보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우니까사람이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정호승 (열림원, 2011년) 상세보기 어렸을 때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보고 한 눈에 반한 적이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지금은 네이버, 다음, 모든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전문을 볼 수 있는 시이다. 불법이긴 해도 어찌보면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보면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리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한’과 ’눈물’이라는 테마를 소재로 삼아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오늘 그의 시집을 본 나조차 그의 시에서 배어나오는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역시나 시집에 그가 살아간 삶의 모습이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는 느낌.. 더보기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지옥에서보낸한철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 프랑스시 지은이 아르튀르 랭보 (민족문화사, 2000년) 상세보기 전부터 매우 보고싶던 시집이었는데 이제서야 들춰보게 되었다. 앞에서 보았던 릴케의 시도 훌륭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랭보의 시가 훨씬 취향에 맞았다. 방종스러우면서도 매우 자신에게 솔직한 시라고 해야 할까 ㅋㅋ 특히 본인은 ’고아들의 새해선물’, ’착란 1- , 지옥의 남편 ’, ’새벽’이 가장 재미있는 시라고 생각했다. 특히 ’새벽’이라는 산문시도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랭보같은 방랑에 미친 시인 말고 그 누가 새벽의 여신을 베일에 가두려고 정신없이 뒤쫓는단 말인가? 나는 거지처럼 대리석 부둣가를 달려가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 中. 부둣가를 정신없이 달려가는 그의 가벼운 구두소리.. 더보기
검은 고양이 검은고양이(세계시인선009)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시 > 독일시 지은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 (민음사, 1974년) 상세보기 그토록 좋아하던 장미가시에 찔려서 죽었기 때문에 상당한 명성을 얻게 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가 생각하기엔 아예 질려버려서 죽은 이후에도 장미가 있는 곳은 쳐다보고 살지도 않을 것 같지만’ 아무튼 시를 좀 알거나 관심있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인에 대한 환상을 가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진부터가 내 예상하고는 아주 달랐던 릴케씨. 여자들이 그렇게 좋아했다고 하길래 훈남인 줄 알았더니, 그저 어두운 인상에 여자같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1906년 자화상’에서 묘사하던 모습과 꼭 닮아있었다. 그런 점에서는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장미를 좋아한다길래 밝고 화려한 .. 더보기
유년의 시놉시스 유년의시놉시스프롤로그성의단절과에필로그미래의회복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김정환 (삼인, 2010년) 상세보기 당신은 질식이 싫다고 말한다. 검은 눈동자 하나가 깊은 수면과 황무지를 길다랗게 뽑아내고 금방이라도 눈이 영롱한 토끼가 뛰쳐나올 기세로 번쩍이며, 기일다랗게 끄집어냈다 갓 끄집어낸 순대처럼 뜨끈뜨끈 메마른 울음을. 우리도 옛날엔 물고기였어. 네 개의(둘 중 하나는 다섯 갠가?) 촉수를 늘어뜨리며 아스팔트 깔린 거리를 휘적거리고 지면에 파문을 남기는 아이의 밤머리칼 검은 불꽃을 나부끼게 하는 조류 수분알갱이로 꽉 찬 수면 속엔 저렇게 하얗고 붉은 꽃이 가득 피어 있는데. 견딜 수 없이 숨이 벅차오르는 벅차오르는 만큼 견딜 수 없는 사람의 괴로움은 외로움이다 저승사자가 엉덩이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