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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

경향잡지 2016년 5월호 온전한 생태론에서 환경(자연)문제는 인간 삶의 모든 분야, 곧 경제, 정치, 문화의 긴밀한 관계 안에서 성찰한다. 이에 따라 사회제도의 건전성이 가장 집중적으로 조명되며, 공동선의 추구가 고민의 중앙 자리에 놓인다. 회칙이 공동선의 실현에서 역점을 두는 부분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과 연대성이다. 이때의 연대성은 동시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세상을 넘겨주려는 확장된 연대성을 말한다. 가정에서는 '내'가 바라는 것을 '네'가 원하고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다 보니 또 다른 다툼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부모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데, 부모의 욕망과 자녀의 욕망은 다른 것이라는 이해해야 한다. 두 욕망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폭력 휘두르는 부모들은 감옥에 가야지. 아무튼 여성도 남성을.. 더보기
굿모닝팝스 vol. 327 그렇게 작년 7월 27일, 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해 문제에 대한 마지막 발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발음이 유창하지 않더라도, 선택한 단어들의 수준이 낮더라도 확신을 갖고 발표를 했습니다. 특히 굿모닝팝스에서 공부한 'There is small thing but something.'을 인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 또한, 이전에는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어떻게든지 건수를 잡아서 사람들과 술 한 잔을 하려 했다면, 지금은 다음날 이른 기상을 위해 그런 행동들을 삼가게 되고 설령 참석해야 되는 회식이나 술자리에도 음주를 자제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금전적 지출은 줄어들고, 몸도 가벼워졌으며, 생활에 내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좋다 여기는 사람.. 더보기
포춘코리아 2018년 12월 그런데 조직에 있을 때 한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그 일만 하려 하거나 그 일만 잘할 수 있다. 남들도 다 알고 있는데 남의 이론을 비난하기 위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간은 참 하찮다. 억지로 상대방의 의견을 뭉개고 지성을 비웃으며 함부로 가르치려 들며 사람 감정을 무시하려는 행위 참 같잖구나. 덕분에 사람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내 사상과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은 차단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뭣때문에 눈치 봐가면서 내가 써야하는 글 못 쓰나.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페북에서도 사람들에게 치이지 않으면서 좀 쉬고 싶고, 일자리 잡으면 덕질 들키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렇게 동성애자에게 차별이 많은 사회에서 내가 양성애자라는 게 밝혀지면ㅡㅡ; 그래서 SNS 기존에.. 더보기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 미역치 쑤기미에게는 발바닥을 쏘이고 미역치에게는 손가락을 쏘인다 가만히 놔두면 될 걸 발로 짓밟고 손끝으로 희롱했기 때문 급하면 쑤기미라도 국을 끓일 수 있지만 새끼 손가락만한 미역치는 어딜 봐도 쓸 곳이 없다 오직 독으로만 존재를 알려온 이 바다 밑바닥의 삼류 인생은 도시의 지하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장삼이사의 딸들처럼 뒷골목에서 깔깔대고 뒷골목에서 아이를 낳는다 도시의 쓰레기통 옆에서 염병할 인생을 토해내고 잠들어본 사람은 안다 비수를 품기 어렵다면 독을 품어야 한다는 것을, 통영 비진도 바다는 낚시꾼의 천국이지만 2006년 내가 세상과 타협하려고 독가시를 꺾은 그 봄에는 바다 밑이 온통 미역치였다 독침으로 변한 머리 위 세 개의 지느러미를 곧추세우고 여차하면 쏘겠다고 독을 피웠다 그때 잠깐 생각했다 .. 더보기
잘 가거라, 찬란한 빛이여... 고독하다는, 다르다는 것에서 나오는 오만함은, 우리를 우습게 만들기도 한다, 종종. 누가 나같은 인간이 좋아할 거라며 강력 추천한 책인데 초반부터 팬티 이야기가 나온다(남성인 화자 꺼지만). 학교 기숙사 같은 곳에서 수녀가 짐 검사를 한다고 학생들을 나란히 세워 놓고는 눈앞에서 화자의 팬티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아무튼 이걸 추천한 친구는 나를 너무 잘 아는 것 같다. 화자가 공산당이기도 하고. 그러나 차별이 군데군데 스며든 내용에는 도저히 집중하지 못하겠다. 동성애자 코스프레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여 저렇게 은근히 능구렁이처럼 동성애자를 성추행 가해자에 빗대어 표현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정말로 성추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회개를 했다가 동성애자로 취향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 않나. .. 더보기
다산의 처녀 지팡이 중에서 멕시코 중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지팡이와 함께 앉은 노인을 보았다 지팡이는 무기가 아닌가 까다로운 공항 수속을 통과한 지팡이를 보며 그의 뒷자리에 앉았다 중남미 도서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 공항에 내리니 마중 나온 여교수가 흥분해서 가르시아 마르케스 씨도 이 비행기로 오셨어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 지팡이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 많은 고독한 막대기들을 보았지만 보았을 것이지만 바로 옆자리에서 뒷자리에서 그와 어깨를 부딪혔지만 마르케스는 보지 못하고 지팡이만 보았을 것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좋다고 볼만한 시가 없어서 이 시를 올린 것이다. 다시 말해 나에겐 이 시가 좋은 건 아니다. 간지럼 정도는 기발하다 보지만 애를 낳아본 적도 없고 M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더보기
에로스의 종말 정치적 운동을 배경으로 하여 생겨나는 사랑 이야기들은 에로스와 정치 사이의 비밀스러운 연결을 드러낸다. 바디우는 정치와 사랑의 직접적 결합을 부정하지만, 정치적 이념의 기치 아래 실천과 참여로 점철된 삶과 사랑 특유의 강렬함 사이에는 "신비로운 공명" 같은 것이 있다고 본다. 이들은 마치 "그 소리와 힘에서는 완전히 상이한 두 악기가 위대한 음악가에 의해 하나의 곡 속에 합쳐져서 신비로운 어울림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설령 자신이 그 일만 하다가 죽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런 정신도 존경하는 편이다. 사랑 또한 그렇다. 사랑은 자아를 어느 정도 놓아버리는 일이며, 심지어 그건 좋아하는 일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타자는 자신의 모든 인.. 더보기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공항에서 돌아오자마자 흐무라와 나는 쑨이셴 대학 동료들과 어울려 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과일을 맛보기 시작했다. 기숙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몇 자루의 칼로 수박을 자르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하지만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얘기하자면 두리안은 수박과 다르다. (...) 결코 누군지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의 속옷 같은 냄새가 나지만 맛은 바닐라 커스터드 케이크 비슷하다. 굴 속에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말이다. 무슨 맛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저 맛으로 포테토칩 출시된다던데. 이처럼 미국식 유머가 많이 쓰여서 상당히 재밌다. 게다가 비유하는 수준이 상당히 높음. 초반부터 광우병 바이러스 비유에 커트 보네커트가 나온다. 의사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역시 의사는 아니네 ㅋ 내셔널 지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