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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Development

뉴 에이징

물론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점점 나이가 들수록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커지기 전에 작고 쉬운 행동으로 이러한 장애물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애물들을 제거한다고 해도, 장애물이 우리에게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한평생 원하는 삶을 살려면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들도 그러한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30세의 나이에 별 책을 다 읽는다 싶겠지만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항상 키 순으로 조회할 때 거의 1~2위를 놓친 적 없고 너무 말라서 소말리아 인으로 불린 나로서는 이 나이 자체가 엄청난 성과다(...)

 

 내 혼자서는 맘대로 안 되는 결혼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장래를 정해야 하는 나로서는 미래가 당연히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자영업을 하시는 우리 부모님, 특히 최근에 다리 수술을 하신 아버지 또한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절대 은퇴를 하지 말라고 쓰는데, 나도 이 글에 동감하는 바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 판단이 흐려지는 건 맞다. 하지만 거기다 지속적으로 하는 일도 없고, 만일 그건 농사로 어떻게든 때운다 쳐도 돈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분들의 인생을 내가 어찌 해보겠다는 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순탄치 않으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그게 옳다는 게 이 책으로 인해 증명됐다고 할까.

블로그에 서이추를 하더니 자주 접속해서 공감을 눌러주는 출판사가 있었다. 마이너한 블로그에 뭔가 정성을 쏟으시는 게 고마워서 뭐 해드릴게 없을까 출판사를 알라딘에서 검색했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건축가가 쓰고 디자인 팀이 일러스트를 그렸다는 말을 듣고 당장 솔깃해서 구입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 이야기가 나와서 가볍게 책을 읽으려는 마음을 갖고 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복지시설 건축과 관계된 이야기가 나와서 재밌게 보았다. 내용은 적었지만 설명은 꽤 세부적이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유지비가 뉴욕에서 달러로 얼마가 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해설 부분에서 아예 서울에서의 자동차 유지비 통계를 설명해주었다. 보통 번역책은 이런 돈 이야기엔 친절하지 못해서, 그냥 뉴욕에서의 자동차 유지비를 원으로 설명해주거나 아예 설명 자체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로 볼 때 세심한 책임엔 분명하다. 출판사의 초심이랄까 열정같은 게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건 글자가 작다는 점이었다. 여백이 많아서 나는 보기엔 편했지만 우리 부모님 나잇대인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은 잘 보이지 않으셔서 뜨개질 하실 때도 돋보기를 쓰시는 편이다. 심지어 책은 오죽할까. 본래 책의 디자인을 고려하여 그렇게 했다고 생각되지만, 번역은 책을 다시 만드는 작업이기도 한데... 그 쪽으로는 대담하게 가지 못한 듯하다.

P. S 마지막 글에 관하여 페이스북에서 출판사 직원분과 나눈 대화를 그대로 올려본다. 우문을 꾸짖지 않으시고 상당히 현명한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꽤나 으슥한 밤중, 남들 다 자는 시간까지 인상깊은 구절을 페북에 올렸는데 하나하나 좋아요를 달아주셨다.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직원분: 책 사주시고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일인데 이런 훌륭한 리뷰까지 널리널리 알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언해 주신 글자크기 문제는 계속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시니어 독자들도 큰글씨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책의 가독성,꾸밈새 등에 계속 신경쓰겠습니다.

나: 일러스트로 볼때 이 출판사가 겨냥하는 시니어 독자층이 확실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 민감한 이야기인데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직원분: 요즘은 전자책을 이용하시는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합니다. 글자크기가 조절가능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점점 익숙해 지시면서요. 고맙습니다

 

 

 

 뉴에이징 다이어리북 문답도 작성해 보았다.

 

초반 질문 정도가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고, 내 연령대에 맞는 설문인 거 같아서 답해보았다.
 다이어리북의 질문은 현재 내가 작성한 것 말고도 더 있다.

1. 당신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주고 싶은가요? 어떤 특별한 일을 하고 싶은가요?
일단 책을 선물하는 일은 집에 너무 쌓여서 과제같은 게 되어 버렸고(...) 40대 되면 그냥 만화와 라노벨 사다 남은 것들과 시집들 몽땅 구입해서 노년을 보내고 싶다. 매일매일 아침저녁마다 그것들 읽으면 시간도 빨리 갈 테고.
2. 어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면 좋을까요?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5가지를 쓴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노벨문학상 독서모임 만들기
- 동남아 등 해외 여행
- 매장의 책 떨어지는 곳들 모조리 자석으로 붙이고
- CD 진열대에 포스터 받아가는 곳 안내판 붙이기
- 위스키 마셔보기

3. 올해 가장 경험하고 싶은 10가지
- 굿모닝팝스와 이근철의 try again 꾸준히 공부, 지역 녹색당의 보존, 번지점프, 대전 놀이공원 가기, 진해 벚꽃 보기, 풍경화 그리기, 도의 다른 시에 있는 도서관에서 새로운 책 한 권 읽기, 집들이 참가, 자막없이 일본 애니메이션 보기, 책 한 달에 10권 이상 읽기
4. 살아오는 동안 계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재능 10가지.
- 악바리, 포커페이스, 능숙하지 않은 거짓말, 멧집, 지구력, 엄살, 때에 따라 얼마든지 나오는 눈물, 약간의 영어, 재빨리 꿇을 수 있는 무릎, 나쁜 것들만 정확히 끄집어내는 기억력. 공유가 가능한가...? 그 다음으로는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싶다. 
5. 현재 참여하고 있는 사회 단체.
녹색당. 앞으로는 워커스에도 모임이 있을 때 참여해서 이야기 정도는 듣고 싶다.
6.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라던 한 가지.
어떤 사람이던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바란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인플레이션 없이 기본소득 좀 줬으면.
7.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께 나이듦에 대한 그분의 경험, 하루하루 달라지는 변화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기.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겠고 체력이 약해진다는 점...? 그리고 하루하루 너무 쏜살같이 움직이는 통에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가끔은 멈춰서 자신의 선입견을 점검하고 있다고 하심. 누구신지는 프라이버시상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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