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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Society

역사저널 그날 4

당시에 세자의 나이가 이미 약관이었고 학문도 고명하였으며 덕망도 이미 성숙하였으니 대위를 이어받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난을 평정하고 화를 종식시켰을 것인데, 계속 '어린 세자'라고 하였다. 예부터 약관의 어린 세자가 언제 있었던가. (...) 다시 말씀드리지만, 선조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선조실록에 대놓고 세자가 니보다 똑똑하니 왕위 물려줘라라고 쓰는 사람이나...
그 정도로 빠가이면서 꼴에 꼰대심은 있어서 한남짓하는 선조나...
광해군이 되었을 때 저지른 실수 가지고 세자 때 그가 세운 전공은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우리나라 냄비 근성의 사람들이나 대체.... 

 

페친의 국뽕에 관한 비판을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만일 조선에서 일본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일본의 돌아가는 정세와, 무엇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았더라면 쥐 같은 눈을 하고 있어 싸움을 못할 것 같다느니 저런 억측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일제강점기로 인해 모두들 알겠지만 일본은 사실 중요한 나라이다. 아직도 오랑캐라던가 왜놈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소한 그들이 쓴 추리소설 한 권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문학적이고 어떻게 책읽기를 장려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시도도 한 번 안 해보는 게 안타깝다.

그러고보면 초등학교 때 내가 은행이 문을 닫을 것 같다고 말하면 모두들 비웃으면서 무시했는데 IMF 뻥 터져버리고 우리 집 찾아와서 나 때문이라고 난리치던 어른들 지림. 생각해보면 그놈의 정이라던가 홧병에 사로잡혀 앞뒤 못가리는 건 우리나라의 종특인듯. 뭘 내가 말을 함부로 놀려서 현실이 됨 딱 안 보였냐 슈밬ㅋㅋㅋㅋ 말이 씨가 되긴 뭘 말이 씨가 돼. 니네가 돈에 눈이 쳐멀어가지고 현실을 모른 거지.

임진왜란 관련 그림을 보면 지붕에 올라가서 기왓장을 던지는 부녀자 두 명이 나온다고 한다. 글쎄. 이게 감동적일까? 아무래도 십중팔구 전쟁나면 죽을 게 분명한 노약자들, 특히 자신의 자식을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나섰을 게 틀림없다. 선조 때의 조선은 이런 사람들에게 무기도 주지 않았다. 또한 달아난 사람들(남자)의 이름은 상세히 달아놨는데도 이렇게 맞서싸운 의병들 중 여인들의 이름은 기록되지 않았다. 당연히 남자들처럼 수가 많진 않았을 것이다. 근력이 딸려 금방 다 죽었을 테니까. 안타까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군대에서 사회 배웠단 새끼들, 그리고 군대 복지보다 여성을 군대에 내보내라고 주장하는 새끼들 보면 치가 떨린다 ㅋ 이명박 퇴진 시위할 때 여자들 물대포 앞으로 막 밀면서 후퇴하는 대다수의 남자들 똑똑히 봤다 ㅋ 임진왜란 초반에도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병사들보다 더 많이 죽었다더라. 군대가서 남자들이 지켜줬으면 말도 안해. 병사들이 뭐? 나라를 위해 희생해? 좀비물 보면서도 눈이 깜깜한 것들 대들보 낀 것들 같으니. 전쟁나면 군인이 생존률 가장 높다. 피신할 곳을 아니까.

이이의 십만양병설에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이순신 같은 일개 장수 하나부터 시작해서 태자까지 잘 나간다고 그렇게 싫어했던 선조가 이이가 병사를 모으겠다는 걸 좋아할리 없다. 분명 역모혐의를 씌워서 죽였을 텐데, 류성룡이 이게 걱정이 되어서 먼저 반박하고 나섰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류성룡이 굉장히 조심스럽고 신중한 성격이라는 건 역사 기록에 많이 나와 있다.

 

경상도 사람 중엔 산골짜기에 들어가 사는 사람이 많은데 처음엔 몰라서 출전하지 못하였지만 저들의 부모 형제와 처자식이 모두 적에게 사로잡혔으니 사람을 파견하여 강원도를 기점으로 하여 군사를 모집한다면 틀림없이 사력을 다해서 나아가 싸울 것입니다. 예부터 의사를 얻어야만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소신을 파견하여 군사를 모집하게 한다면 신도 가겠습니다.

 

 

류근이란 분 알고보니 대단하셨네요... 이렇게 의리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나라가 보존될 수 있다는 걸 가끔 느낄 때가 있음. 그보다 실망을 더 많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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