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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환대받을 권리, 환대할 용기

타인은 나의 쉼터가 아니다.

 

 


 


일단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중심은 페미니즘에 있다. 내가 그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기도 했다.


1. 과연 남자가 여자들이 갖춘 센스가 없는 건 선천적인 일일까? 따지고보면 나도 선천적 센스가 없다. 옷을 아무렇게나 편하게 입고 다닌다. 세탁기에 빨아도 쭈그러들지 않는 옷을 가장 선호한다. 그러나 여자애가 그렇게 옷을 입고 다닌다고, 그렇게 해선 시집을 못 간다고 꾸중을 하는 사람이 꼭 있다. 내가 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은 건 극히 최근의 일이다. 매일매일 밖에 나갈 때 무슨 옷을 입을지 30년동안 고민하며 헤멘 남자가 있을까?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대다수 남자들의 노오력과 고민이 부족하다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남성의 언변이 부족한데도 대다수의 국회의원이 남성인 건 어떻게 설명하려고?

2.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꼭 하는 말이 있다. 'SNS에서 본 것과 다르시네요. 덩치 좀 있으실 줄 알았는데.' 거기서 나는 이런 말을 읽는다. 뭐야 결국 너도 여자애네. 저렇게 얼굴에 주름 많은데 애니메이션 좋아해도 되나? 심할 땐 얼굴에 '저렇게 체구도 작은데 뭘 믿고 SNS에서 깝쳐?'라고 대놓고 쓰여있는 사람도 있다. 나는 대부분은 그 상황을 잘 넘기는 편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하나면, 그 상황을 피해나가는 것이다. 그럴 때 남자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난 원래 이래." "내가 원래 독설을 내뱉는 타입이고 세상엔 이런 사람이 필요해."라고. 그들이 군대에서 그런 말을 한 뒤 주먹에 맞아서 허공에 붕 날아가고 잇몸에 피가 철철 나는 일을 겪으면 두 가지 인생의 갈래를 겪는다. 철저히 군대를 욕하기 시작하면서도 여성차별은 당연히 여기는 비열한 인간. 혹은 '군대에서 배웠어요'라면서 군대를 찬양하기 시작하는 짬밥 부류. 원래 그랬던 특성은 왜 군대에서 발휘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군대에서 강제로 훈련을 받아 변화를 시키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그냥 선천적이어서 되는 건 그닥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젠더엔 천재나 사이코패스 구별이 없다.

3. 어린 여성은 어리고 여성이라는 데서 이중약자이다. 동안이 최고의 칭찬인 '어른들'이 남도 그런 줄 알고 생각없이 반말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엄연히 어린 여성은 어린 게 죄다. 나는 생리를 처음 시작할때 사람들이 혀를 쯧쯧 차며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을 얼마나 숱하게 들었는지 모른다. 반말은 기본이고, 내가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두고 직장 사람들이 내기를 건다. 아가씨라는 호칭을 듣는 것도 사실 아줌마 못지 않게 기분이 안 좋다. 어감에 따라서 성매매업소나 술 파는 곳에서 쓰이는 용어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20대에 애인이 있던 없던간에 항상 이미 애인이 있는 척 해야 했다. 물론 30이 되니 결혼한 척을 해야 하더라. 그렇지만 이것도 살짝 온도가 다르다. 30이 되면, 왜 그런지 모르지만 미혼이라 할 때 매우 곤란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말도 섞기 미안한 것처럼 쩔쩔매는지라 내가 알아서 사실을 숨겨야 한다. 그러나 20대에 애인이 없다 하면 남자들이 정말 귀찮게 들러붙었다. 그게 마치 그린라이트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데, 어린 여성이라도 보는 눈이 있다 ㅇㅇ 그러나 여성의 의견은 아주 간단하게 무시해버리는 남자들의 습성 때문에 결국 대화는 통하지 않고 범죄가 일어나게 된다. 나는 대체로 여성이 예스와 노를 분명하게 말했다고 본다. 남성들이 의도적으로 눈과 귀를 닫았을 뿐이지. 그러면서 엄마 말, 마누라 말은 잘 들어야 한다고 지껄이는데 대부분 이들은 기혼자이거나 연령이 꽤 있는 여성들이다.

4. 프롤로그는 약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최대한 순화시켜서 저자가 여성의 일상적인 인격침해에 대해서 설명했다. 일리는 있지만 너무 턱없이 부족하다. 지방민은 사투리를 쓴다고 살해되지는 않지만 여성은 화장실에 갔다가 살해당할 수 있다.

5. 여성이 남성에게 무슨 가치를 받은 적이 있음? 창녀, 마녀, 성녀, 도짓코밖에 더 있음? 레알 그래도 열심히 좀 살자고 남성들에게 이런 저런 말을 하거나 치료해주거나 같이 싸워주면 잔소리한다고 무섭다고 입마개 씌우거나 불질렀잖아. 여성은 다 예비 엄마고 본능적인 모성애가 있으니 다 받아줄거라 생각하고 쓰레기를 있는대로 버리고 나를 인정해 준 적이 없어 웅앵웅^^ 어머니의 마음 싸이코(315)-. 이러고 있는데 여성은 아이고 우리 애기 부둥부둥 거리며 무조건 인정해줘야 함? 동안이면 합법로리 하악하악 거리고 천연 도짓코만 찾아다니면서 여성들을 한 번 때리고, 여성은 경제나 정치에 대해 모른다고 두 번 때리면 그들이 남성들을 어떻게 대해야겠음?
그리고 쉼터는 커녕 화장실도 변기 안에 생리대 처넣거나 안에 담배 피우지 않게 관리 얼마나 하는지 아니? 인저엉? 깨끗하게 조심하게 살살 다루는 건 기대도 안 한다. 최소한 남성들 감정의 쓰레기는 버리지 말라고. 여성들이 남성들 성처리하는 육변기가 아니듯이 여성들은 또한 남성들 말 아무렇게나 씨부리는 거 담아두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여성들도 남성처럼 암 걸리고 치매 걸린다. 아니, 비중이 더 높은 것도 있지. 내가 이렇게 험하게 말해야 여성이 말을 알아듣고 고친다고? 우리도 말 험하게 할 줄 안다. 여성들에게 권력이 집중되기 시작하자 그들은 자신들만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남성들에게 인정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게 페미니즘이다. 그리고 그 학문의 가치는 세계에서 널리 인정받기 시작했다. 인정받고 싶으면, 당신들부터 시대에 걸맞게 행동하고 발언해라.

P.S 이 말을 하니 어떤 분이 페미니즘은 너네 인정 필요없다고 다 밀어버리는 학문 아니냐 했는데 이런 오해가 페미니스트에 대한 차별과 분열을 불러 온다. 후에 몇몇 자료를 참고하여 글을 쓰면서 여기서도 밝히겠지만 페미니즘은 인정 투쟁이다. 반발이 많아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데 워마드가 그냥 퍼질러 앉아버린 게 문제다. 페미니즘은 운동이다. 연대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남성도 인간으로써 이에 동참해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최소 그 운동권 내에서라도 여성을 가르치거나 무엇을 요구하지 말라는 거다.

6. 진짜 외국인 성매매자는 급하게 외국으로 돌려보내거나 하지 않았음 좋겠다. 성매매자들은 자기네들이 할 게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한 사람들인데 고국으로 돌려보내면 또 다른데서 성매매하지 않겠냐? 너무 급히 쫓아내는 기색이 강하고 검은 머리털에 흰 옷 입는 우리나라 사람만 아니면 인생이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게 아닌가? 합법적으로 체류를 연장시키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인권을 살리는 길이다.

7. 최근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워마드냐?'라고 물어보는 사람들 많다. 이미 30줄이라서 워마드가 되지 못할 뿐더러 이미 옛날부터 양성애자인데서 탈락자이지 않았나 싶은데(...) 쓴 김에 몇 마디 더 붙이겠다.
워마드가 이젠 10~20대 어린 여자만 자기 회원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사실 이번 어린 여자 사건도 그렇지만 남성 누드 모델 도촬 사건에도 내 의견은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여성 모델이 자신이 찍기 싫은 사진을 찍힐 땐 모두가 여성 모델을 불쌍해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일반 사람들이 남성 누드 모델을 불쌍하게 보진 않았던 듯하다. 그 도촬한 여성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이었고 나머지는 거의 '어딜 남자의 신성한 누드를!'이란 느낌이었다. 아니 그렇다고 워마드가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두들 너무 정해진 대로 교육받은 대로 의도적으로 행동하는 느낌이라 좀 오싹하다. 남자가 알몸인 그림이나 사진은 여성향에서만 극소수로 본 적이 있다. 최근 오토코노코가 유행한다지만, 왠지 날이 갈수록 남근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남자 몸에서 남근빼고 남는 게 있느냐는 편견이 있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난 남자들 남근보단 똥배가 좋던데..
아무튼간에 워마드들이 권력을 빨기 시작하는 건 지탄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건 사실이다. 이번 사건은 정도를 한참 넘은 것 같지만.

 

한동안 양양에 거주했다. 흔히 말하는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다. 하루는 친척 동생 결혼식에 갔다가 아주 이색적인 주례자 소개를 들었다. "오색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삭발 투쟁에 참여하셨습니다."

 


 


0.05초 동안 오색 케이블카 설치 반대 운동인 줄 알았다 ㅋㅋㅋ 내가 이래서 양양에선 동네 슈퍼도 안 가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처럼 일상적으로 차별을 겪는 이들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이성애자 남성이 아니라 과거의 여성, 과거의 장애인, 과거의 동성애자 등과 비교되면서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세뇌를 받는다.

 

 


아니 그리고 무슨 기혼 남자가 그렇게 부러우시면 각잡고 잘 생각해보라고요. 여자가 있는 것도 부럽지만 그 여자랑 데이트하고 결혼할 돈이 있는 게 부러운 거 아님?


에티켓은 무슨 에티켓이야 솔직해지자구요. 그거 지킬려면 마음도 필요하지만 돈도 필요함. 그리고 나 부담스러운 거 또 말하자면 무슨 결혼을 사회에서의 성범죄를 방지하는 듯이 말하는데 ㅋㅋㅋ 어차피 여성 임신하면 일정 기간동안은 ㅅㅅ못함. 그럼 그 성적 욕구 어디에 풀어요? 상식이 있으면 그냥 참아주잖음? 무슨 기혼 남자가 인생의 승리자인듯이 말하는 것도 무지 불편함. 기혼 여성이 무슨 ㅅㅅ돌에 음식제조기에 자동청소기임?

 

미인주라고 들어 봤어? 어여쁜 색시들이 쌀을 조근조근 씹어
당화시켜 만든 술인데 그 단맛이 이만저만 아니야.
설탕 단맛이 수학 공식이라면 미인주 단맛은 시의 운율처럼
변화무쌍하고 아름답다 할 수 있지.

 


너의 이름은을 볼 때 이걸 페미니즘 계열에서 까겠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아무도 공격하지 않아서 놀랐다;


너무 상징적이라서 그러나? 이 술은 사실 허영만도 칭찬할 만큼 미식가 계열에서 알려진 전설이다. 아무튼 여성이 만들어야 하고 주로 남성들이 마신다는 데서 굉장히 성차별적. 너의 이름은을 보고 남성들이 구치카미자케를 만들어봤다는 썰이 줄을 지어서 또다른 미묘함을 느꼈다()
주로 페티쉬 운운한다고 감독을 욕하는데 여성도 여성에게 페티쉬를 느낄 수 있으니 상관없지 않나? 문제는 여성이 항상 술을 만드는 역할이고 남성은 마시는 역할인 전통이라고 본다. 나도 술 좋아하고 누님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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